"일반고 학생들처럼 수능 공부 후 대입 치러"
서울시교육청, 지난 11일 경원중 혁신학교 지정 취소 결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서울 서초구 경원중학교의 혁신학교 지정에 반발한 지역 주민들이 교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교사를 위협했다는 등의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는 가운데 혁신학교 졸업생들이 "혁신학교는 노는 학교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혁신학교 졸업생으로 구성된 '혁신학교졸업생연대'는 16일 최근 혁신학교 지정 과정에서 논란이 된 서울 경원중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근에 붙었던 플랜카드/제공=경원중 학부모 wideopen@newspim.com |
졸업생들은 "혁신학교는 암기와 경쟁이 학교 경험의 전부가 돼 버린 현실 속에서 우리 사회가 교육의 본질을 다시 되살리고자 노력하는 곳"이라며 "정치 편향성을 지닌 학교도, 특정 생각을 하는 주체에 의해 좌우되는 학교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학교를 노는 학교라고 하지만 혁신학교에 다니며 열심히 공부했다"며 "성적고민도 있었고, 입시부담도 있었으며 남들처럼 수능 공부를 했고 대입을 치렀다"고 지적했다.
최근 서울 경원중에서는 혁신학교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인근 주민들이 해당 학교 교장 면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교사들을 불법 감금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반면 지정 철회를 요구했던 일부 주민들은 '교사가 운전하는 차가 주민을 쳤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지난 11일 서울시교육청과 학교 측은 운영위원회(학운위)를 열고 혁신학교 운영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교사노조도 학교 주변 주민들에 의해 학교 교사들이 불법 감금당했으며, 위협을 받았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사건은 마을결합형 혁신학교로 운영되던 경원중을 혁신학교로 지정하면서 발생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혁신학교 지정을 위한 학부모 투표에서 69%가 찬성했고, 교사 동의율도 80%에 도달해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경원중 주면 아파트 입주자 등이 혁신학교 지정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논란이 됐다. 일부 학부모들도 혁신학교 지정을 위한 설명회나 간담회가 진행되는 줄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절차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또 혁신학교로 지정할 경우 학생들의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와 혁신학교가 들어서면 주변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한 반대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혁신학교 졸업생들은 "아이들의 교육보다 집값에 대한 걱정을 드러내는 부모는 '우리 아이가 최고야'라고 하지만, 요즘 컨디션이 어떤지, 스트레스는 없는지, 누구와 친한지, 고민과 걱정은 없는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등에 대한 질문은 안 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졸업생들은 "혁신학교가 우리 사회의, 교육의 가치에 어긋나는 것이냐"며 "경원중 혁신학교 지정철회 과정에서 나타난 사회가 추구해야 할 교육의 가치를 잃어가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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