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학부모 설문 조사 70%가량 찬성 입장
의견수렴 과정 중대한 위법사유 주장도…집값 내리기 돌입 주장도 나와
[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마을결합 혁신학교로 전환될 예정이었던 서울 서초구 경원중학교가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로 혁신학교 지정 취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의 의사 결정이 있는 경우 이를 추진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철회 입장을 내비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혁신학교 지정 과정에서 일부 커뮤니티가 집값 하락을 우려해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지적 등도 있다.
서울 서초구 경원중학교 인근 아파트에 걸린 혁신중 반대 현수막/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wideopen@newspim.com |
8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날 경원중학교장, 경원중 운영위원장, 서울시교육청 교육혁신과장은 3가지 사항에 합의했다.
경원중의 마을결합혁신학교 전환을 학부모의 의사 결정이 있는 경우 추진하기 않기로 한 점, 학부모 및 지역사회 의견에 따라 학교운영위 심의 등 공식 절차를 통해 행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한 점, 교육청은 학교운영위 심의 결과에 따라 처리하기로 한 점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경원중 학부모, 재건축 조합원,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등 관계자들은 혁신학교 지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 왔다. 학교 인근에는 경원중 교장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붙었고, 혁신학교 전환 반대를 위한 청원인 모집 등 집단 반발이 있었다.
경원중은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로부터 연간 3000만원을 지원받는 '마을결합 중점학교'다. 마을 연계 수업·체험프로그램 등이 별도로 진행돼 왔고, 혁신학교 전환을 통해 이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교육청의 계획이었다. 학부모 설문 조사에서도 70%가량이 찬성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일부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정부가 학생을 담보로 집값내리기 작전에 돌입했다' '대규모 개발로 잘사는 지역으로 바뀌는 지역을 우선적으로 혁신학교로 지정한다' 등과 같은 글을 올리며 강하게 반발했다.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학력이 떨어지며, 결국 집값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취지의 글도 있었다.
일부 학부모는 동의율 조사 등 의견수렴 과정에 중대한 위법사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명회 공지나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이 고지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혁신학교'로 변경되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 학부모들도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마을결합 중점학교로 운영될 때 만족도도 높았고, 다수의 학부모가 찬성하는 입장이었다"며 "최근 논란이 되면서 이 같은 기조가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다시 학부모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해 결과에 따라 향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사실상 혁신학교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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