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미 국채 수익률이 예상을 웃돈 물가 오름세에도 하락했다. 물가 지표 호조로 연방준비제도(Fed)가 장기물 국채 매입을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면서다. 특히 뉴욕 후장 3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강한 수요가 확인되면서 장기물 금리가 하락 폭을 늘렸다.
10일(현지시각) 뉴욕 채권 시장에서 미국 벤치마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5bp(1bp=0.01%포인트) 하락한 0.907%에 거래됐다. 30년물 수익률은 6.0bp 내린 1.629%를 나타냈다.
정책 금리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1.2bp 내린 0.137%에, 5년물은 2.4bp 하락한 0.380%를 나타냈다. 1년물은 보합인 0.100%, 6개월물은 1.3bp 내린 0.084%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전보다 0.2%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에는 전월비 보합세를 보였다. 전년 대비로 CPI는 직전달과 유사하게 1.2% 상승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11월 CPI가 전월비 0.1%, 전년비 1.1%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에 한참 못 미치지만 인플레 상승은 10년 만기 채권과 30년 만기 채권의 금리를 밀어올릴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지난 수개월 간 충분히 상승해왔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 상승을 제한하고 차입 비용을 낮게 유하고자 더 많은 장기물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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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두 달만에 다시 문을 연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3월 이후 연준은 2조달러 이상의 국채를 매입했는데 대부분 단기 채권으로 구성되어있다. 연준은 오는 15~16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다.
에버코어ISI의 스탄 시플리 매크로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연준은 금리 기대를 낮게 유지하고 싶어하고 계속해서 대차대조표를 상당히 확대할 것"이라며 "CPI가 예상보다 다소 높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다. 휘발유는 아마 12월에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10년물 수익률은 CPI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상승했으나 하락 전환했고, 30년물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뉴욕 전장 1.1bp 하락한 1.678%에 거래됐다.
장기물 수익률은 이날 국채 입찰 결과에 낙폭을 늘렸다. 재무부가 진행한 24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입찰에서는 1.665%에 발행됐고, 응찰률은 2.48배를 기록했다. 입찰 이후 30년물 수익률은 장중 최저치로 떨어졌고 5.3bp 하락한 1.636%를 기록했다. 10년물은 3.3bp 내린 0.908%를 기록했다.
장기물 금리 하락으로 일드 커브가 평탄해지면서 2년, 10년 스프레드는 전장 대비 2bp 축소된 76.6bp를 나타냈다.
TD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금리 전략가는 "이날 오후 수익률은 장기물 수익률을 자극한 매우 강했던 입찰이 이끌고 있다"며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초당적인 경기 부양법안 통과가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일부 헤드라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의장은 경기 부양안에 대한 논쟁과 코로나19 지원이 크리스마스까지 지연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미국의 단기 부양안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