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사, 크로스플랫폼 지원 이어져
"각각의 플랫폼 시장 잠식 아닌, 확대 계기"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내년 게임업계에선 크로스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에 대한 주목도가 한층 올라갈 전망이다. 모바일과 PC 온라인 게임 개발에 각각 몰두했던 국내 게임사이 플랫폼 간 경계를 허무는 게임 개발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크로스플레이' 게임이 이용자들 관심을 끌기 시작한 건 작년이다. 현란한 전투가 펼쳐지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PC나 콘솔 등 더 넓은 화면에서 즐길 수 있느냐는 게임 선택에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하면서다.
![]() |
[자료=각사 홈페이지 캡처] |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PC와 모바일 간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신규 플랫폼 '퍼플'을 통해 모바일 게임 '리니지2M' '리니지M'을 PC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넥슨도 모바일 게임 'V4'를 PC 플랫폼에서 할 수 있는 별도 버전을 지원하기도 했다. 최근 출시된 위메이드 신작 '미르4'도 이 기능을 지원한다.
주로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즐기는 방식의 크로스플레이는 내년엔 PC와 콘솔을 넘나드는 방식으로 이용자의 경험 확장을 이끌 전망이다. 특히 마이크로스프트(MS)와 소니가 7년만에 차세대 콘솔 게임기를 출시해 고사양의 게임을 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게임사는 크로스플레이 지원으로 성장하는 콘솔 시장에 자연스럽게 합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게임통계 서비스 '뉴주'에 따르면, 2020년 콘솔 시장 매출액은 약 63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3.5%인데, 모바일 게임 시장만큼이나 성장 속도도 빨라 모바일·PC 온라인 게임 중심이었던 국내 게임사에겐 새로운 시장이다.
엔씨소프트 북미 자회사인 엔씨웨스트는 지난 11월 콘솔·PC 플랫폼 신작 리듬 게임 '퓨저(FUSER)'를 북미 유럽에 출시했다. 첫 번째 콘솔 데뷔작이지만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했다. 내년 하반기엔 리니지 IP를 활용한 차세대 대작 PC·콘솔 게임 '프로젝트TL(The Lineage)'을 선보일 예정이다. 넥슨도 내년 출시 예정인 '카트라이더:드리프트'를 PC와 엑스박스 간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 |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자료=넥슨] |
펄어비스는 PC 온라인 게임 '섀도우 아레나'의 콘솔 버전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이 완료되면 PC 이용자들이 콘솔을 함께 즐길 수 있게 된다. 앞서 대표작인 '검은사막'이 콘솔 플랫폼인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원' 사이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한 것을 볼때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시접속 가능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이시티도 자사가 개발한 농구 게임 '3on3 프리스타일'에 크로스플레이를 적용했다. PC와 콘솔 플랫폼(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원, 스팀)에 동일한 콘텐츠가 업데이트된다. 플랫폼은 달라도 게임 속 친구 시스템을 이용해 다른 플랫폼에 있는 유저를 추가할 수 있고 함께 실력을 겨뤄볼 수 있게 됐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대형 타이틀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며 시너지를 입증하고 있다"며 "중국 미호요사가 지난 9월 출시한 신작 '원신'의 경우, PC-모바일-콘솔을 동시 출시하며 플랫폼 간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했는데, 한 달 동안 약 2773억원을 벌어들였고 1개월 매출 기준 포켓몬GO 이후 역대 2위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대형 종합 게임사도 크로스플랫폼 타이틀을 속속 출시하는 모습"이라며 "크로스플랫폼 지원 보편화는 기존 시장을 잠식하기보다 전체 시장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