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주 빼곤 지지부진한 흐름
반대로 수출업종 주가 상승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080원대까지 내렸음에도 원화강세 수혜주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일부 업종은 코로나19 사태 영향 탓에 오히려 내림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4.90원(-1.36%) 내린 1082.1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018년 6월12일(1077.2원) 이후 2년 반 만에 기록한 최저치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4일 원·달러환율은 전일 대비 14.9원 내린 1082.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0.12.04 yooksa@newspim.com |
일반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수입 원자재 비중이 높은 업종이 수혜를 입는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외국에서 원자재를 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음식료, 철강, 전기가스 업종이다.
또 대규모 달러 부채 보유 기업 역시 수혜주로 분류된다. 환율이 내려가는 만큼 상대적으로 외화 부채가 줄어드는 것이다. 항공업종과 해운업종이 대표적이다. 원유를 대규모로 수입하는 정유업종도 수혜업종으로 꼽힌다.
반면 수출 비중이 높거나 외화 자산이 많은 업종에겐 환율 하락이 악재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업종이다. 원화가 강세면 똑같은 대수의 차량을 판매해도 판매대금을 원화로 환산했을 때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기존 문법이 적용되지 않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 환경이 적잖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환율이라는 재료가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나 반도체 업종의 경우 기술 품질이나 브랜드 이미지가 예전보다 좋아지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며 "환율뿐 아니라 종합적인 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환율 하락세가 두드러진 지난 1주일동안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각각 8.28%, 11.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4.83%), SK하이닉스(16.3%) 역시 크게 올랐다.
반면 수혜주로 꼽히는 GS (-2.40%), S-Oil(-0.42%), CJ제일제당(-2.59%), 오뚜기(-1.24%) 등은 도리어 같은 기간 하락했다.
게다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 유동인구가 줄면서 항공업종과 여행업종은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원화가 강세면 여행경비 부담이 줄어 해외 여행객 수가 늘어난다.
다만 철강업종은 환율하락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은 이날 각각 5.57%, 7.69% 올랐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지표 개선으로 외국 자본이 들어오고 있는 만큼 당분간 원화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환율이 세자리 수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세자리 수까지 떨어질 정도의 달러 유입세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내년 2분기 이후부터는 증세 부담 등이 불거지며 환율 방향이 바뀔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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