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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실패한 역사에서 배우는 '역사가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

기사입력 : 2020년11월26일 17:42

최종수정 : 2020년11월26일 17:42

최중경 著· 한울엠플러스 刊

[서울=뉴스핌] 박승윤 기자= 개인이든 국가든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다.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좌우한다. 번영이냐 쇠락이냐를 가름한다. 선택을 제대로 하려면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 

전략적 사고 능력은 어떻게 해야 얻어지나? 역사 교육은 전략적 사고 역량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해방 이후 우리의 역사 교육은 역사적 사건의 배경과 결과에 대한 책임 등에 관한 토론은 없고 단순히 사건의 내용과 발생 순서를 외우게 하는 암기 위주였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쓴 '역사는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는 우리 역사에서 18개의 사례를 뽑아내 전략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토론의 장으로 인도함으로써 미래를 준비시키는 책이다.    

660년 백제가 나당 연합군의 공격을 받아 멸망 위기에 몰렸을 때 동맹국 고구려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벡제의 위기를 방치한 고구려도 나당연합군의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8년후 멸망했다. 북방으로 힘을 떨친 고구려의 멸망을 아쉬워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백제의 위기를 방치했던 고구려의 속내를 전략적으로 분석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구려와 백제 중 누가 먼저 멸망했는지를 묻는 객관식 문제만 다룬 학생들이 전략적 사고능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할 수 있는가?  

'충군애민'(忠君愛民)'의 기치를 내건 동학혁명이 일어나자 왕조의 위기도 아닌데 조선 조정은 청군을 불려들였고, 텐진조약의 상호 출병 조약에 따라 일본군도 조선에 상륙했다. 일본군이 청군을 격파하고 조선을 장악하는 길을 열어준 조선 조정의 어리석음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저자는 이같은 질문들을 통해 독자들의 전략적 사고 능력을 일깨우려 한다.

저자는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의견을 제시한다. 임진왜란때 천험의 요새인 새재를 버리고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고 싸우다 전멸의 패배를 당한 신립장군의 선택은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당시 일본 고니시의 제1군만 새재로 진격해온 것이 아니고 죽령과 추풍령으로 가토의 제2군과 구로다의 제3군이 진격해오고 있어 새재만 방어할 경우 퇴로가 차단된 채 고립되어 패배할 가능성, 신립장군의 부대가 말을 타고 활을 쏘며 싸우는 궁기병으로 편성되어 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신립장군의 선택은 군사전략 측면에서 볼때 옳았다고 주장한다.

또 고려말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의 명분으로 내세운 4불가론은 국가와 민족의 장래보다는 권력을 쟁취하기 만들어낸 구실이자 궤변일 가능성이 높다며 조목조목 근거를 제시한다. 역사 기록에는 승자의 왜곡이 들어갈 수 밖에 없으므로 논리적이고 상식적인 접근을 통해 역사를 승자의 왜곡에서 해방시키는 것은 후세의 책무라고 강조한다. 

'역사가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 표지

 

저자는 조선 조정이 임진왜란 당시 원군을 보낸 명나라에 대해 '재조지은'(再造之恩·멸망하게 된 것을 구원하여 도와준 은혜)을 강조하며 외교상대가 아니라 아버지의 나라로 모신 것을 비판하면서 도발적인 명제를 던진다. '명이 조선을 구했는가, 조선이 명을 구했는가'이다. 명나라는 일본군을 격파하기 보다는 조선에 묶어둬 명나라에 넘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에서 늘 조선군을 앞세우며 적극적인 군사 작전을 펴지 않았다. 그럼에도 조선은 '재조지은'이라는 망령에 사로잡혀 명청 교체기에 떠오르는 만주족 편에 서서 국익을 챙기는 전략적 사고를 차단당해 민족의 치욕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상해임시정부가 태평양전선에서 미국과 함께 싸우지 않고, 상해임시정부를 승인하지도 않은 중국의 깃발 아래서 조선 젊은이들이 피를 흘리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아쉬워한다. 태평양전선에서 미국과 함께 싸웠다면 종전과 함께 전승국이 되고 남북 분단의 아픔도 없었을지 모른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중요한 역사적 갈림길에서 선조들이 내린 의사 결정보다 나은 대안이 있었는지 되새겨보고 토론하는 것은 전략적 사고능력을 기르는 좋은 훈련이라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어릴적 꿈이 고고학자였던 지은이 최중경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획재정부 제1차관, 청와대 경제부석, 주(駐)필리핀 대사, 지식경제부 장관,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미국의 헤리티지재단에서 3년간 방문연구원으로 재직하며 경험한 사례들을 토대로 '워싱턴에서는 한국이 보이지 않는다'를 저술했고, 한국경제 발전전략의 독창성을 설명한 '청개구리 성공신화'도 출간했다. 

한울엠플러스 펴냄. 1만9000원

park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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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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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대법원장 청문회 출석 곤란"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법원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오는 14일 예정된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12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재판에 관한 청문회에 법관이 출석하는 것은 여러모로 곤란하다는 입장"이라며 "출석 요청을 받은 16명의 법관 모두 '청문회 출석요구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진=뉴스핌DB]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 사건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심리·선고해 사실상 대선에 개입했다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7일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과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등을 의결했다. 청문회 증인으로는 조 대법원장과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 11명이 전원 채택됐으며 대법원 수석·선임재판연구관, 대법원장 비서실장, 법원행정처 사법정보화실장 등 판사들도 포함됐다.  shl22@newspim.com 2025-05-1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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