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속 비행 전투기서 첫 '개량형 저위력 전술핵폭탄' 투하 성공
폭발력·정확도 제고…'핵 벙커버스터'로도 불려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미국의 핵개발연구소가 실전 배치를 염두에 둔 F-35 스텔스 전투기의 첫 전술 핵폭탄 투하 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공개했다.
2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3대 핵무기 개발기관인 샌디아국립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스텔스전투기 F-35A 라이트닝2에 장착한 B61-12 개량형 전술 핵폭탄의 첫 적합성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3대 핵무기 개발기관인 샌디아국립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스텔스전투기 F-35A 라이트닝2에 장착한 B61-12 개량형 전술 핵폭탄의 첫 적합성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샌디아국립연구소 제공 영상 캡처] |
개량형 저위력 전술핵폭탄인 B61-12는 미국이 핵무기 현대화 계획의 핵심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양산 중인 무기다.
최대 50킬로톤(kt, 1킬로톤은 TNT 폭약 1000톤의 위력)의 폭발력과 함께 폭발 강도를 임의로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지하 깊은 곳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게 고안돼 일명 '핵 벙커버스터'로도 불린다.
샌디아국립연구소는 네바다주 토노파 시험장에서 지난 8월 25일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소는 "이번 실험에서 핵탄두를 제거한 모형 B61-12를 1만 500피트(약 3.2km) 상공에서 투하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42초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시험은 완벽한 무기 성능을 인증하기 위한 첫 단계"라며 "F-35A 전투기의 B61-12 장착은 미국과 동맹의 전체적 억지력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제공할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 상황에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계속 관련 적합성 시험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음속으로 비행하는 전투기에서 전술 핵폭탄을 투하하는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브라이언 애드킨즈 토노파 시험장 관리자는 "이번 실험이 앞서 완료한 다른 전투기들의 적합성 실험과 가장 구별되는 점은 전투기의 비행속도와 투하방식에 있다"며 "마하 1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전투기의 내부 폭탄창에서 B61-12를 투하한 첫 실험으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하 1은 공기 중의 소리가 움직이는 속도와 동일하며, 보통 섭씨 15도, 1기압 환경에서 소리의 전달 속도는 초당 340m로 간주한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음속 이상의 속도로 투하했다는 점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는데, 이는 그와 같은 빠른 속도에 따른 흔들림 등으로부터 폭탄의 안정성 검증에 성공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또 "이번 실험은 상대적으로 탄두 크기가 큰 B61-12를 F-35 동체 내부 폭탄창에 탑재해 실제 투하능력을 증명했다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B61-12를 개발하는 것이 북한도 염두에 둔 조치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찰스 리처드 전략사령관은 지난 9월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을 언급하면서 B61-12 등의 저위력 핵폭탄의 현대화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로버트 수퍼 미 국방부 핵과 미사일방어 담당 부차관보도 최근 "더 이상 핵 전면전 위협만으로는 긴장 격화를 방지할 수 없다"며 "적성국들이 긴장 확대를 단념하도록 하는 대안으로 저위력 핵탄두 개발에 방점을 둔 미국의 핵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