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이사 선임·정관 변경을 안건으로 상정
"조원태 회장 구하기 위한 날치기 결정…책임경영 확립"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가 한진칼에 이사진 교체와 정관 변경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이사회의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KCGI는 20일 자료를 내고 "이날 한진칼에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을 안건으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강성부 KCGI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2.20 dlsgur9757@newspim.com |
KCGI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가 기존 주주의 권리를 크게 훼손하려는 시도라며 이번 결정을 주도한 한진칼 이사회에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KCGI는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해 이사회의 책임을 묻고, 전문성과 독립성을 겸비한 이사회들이 이사회의 다수를 구성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회사의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관 변경을 통해 산업은행이 이번 투자합의를 통해서 한진칼에 요구했다는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여러 방안을 포함한 회사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KCGI는 "한진칼의 기존 경영진은 자신들의 경영권을 지키고 공고히 하는 데에만 급급했고, 급기야 아시아나항공 문제 해결에 조급함을 갖고 있는 산은의 힘을 빌어 '조원태 구하기'에 초점을 맞춰 10조원 이상의 부채를 가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날치기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KCGI는 "우리는 한진칼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항공, 물류 전문사로 성장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믿음 하에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에 힘써 왔지만 이번 결정으로 주주들의 기대가 무색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공산업 재편 필요성에 대해 원론적으로 공감하지만, 한진칼 이사회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 등에 관한 면밀하고 신중한 실사나 기존 주주의 권리 보호 방안에 관한 고려도 없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안을 강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주연합은 국민의 혈세가 동원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대신 대한항공이 지난 5월, 지난 16일 결의한 유상증자와 동일하게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의 증자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며 "대법원 판례가 금지하는 경영권 유지를 위한 위법한 신주발행을 중지해야 한다고도 요청했지만 현 경영진은 이마저 무시하고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원태 회장에 대해서는 "한진칼의 6% 지분만을 보유한 채 자신의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국민 혈세가 동원된 '무자본 M&A'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세계 7대 항공사 회장으로 추대되는 동시에 산은을 백기사로 맞이해 상실될 위기에 있던 자신의 경영권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산은은 한진칼과 체결한 투자합의서를 통해마치 경영권 개입이 없을거라는 중립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조원태 구하기'를 위한 허울 좋은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며 "회사와 모든 주주의 이해관계에 직결되는 중요한 사항을 밀실합의를 통해 정하는 것은 자유시장경제 질서와 법치주의 이념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KCGI는 주장했다.
한진칼이 임시주총 소집 요청을 거절하면 KCGI는 법원에 임시주총을 열게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은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45일 내 임시주총을 승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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