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장경제·법치주의 반하는 행위
국민 혈세 동원할 이유 없어"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KCGI는 18일 "한진칼 이사회가 현재의 지분구조를 크게 변동시키는 내용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 대해 법원에 긴급히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며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통해 한진칼 이사회의 위법행위를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강성부 KCGI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2.20 dlsgur9757@newspim.com |
KCGI는 "시장과 언론은 이 거래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와 산업은행의 방만한 공적 자금집행이 결합된 심각한 사태로 보고 있다"며 "이 거래에 따른 모든 자금부담은 산업은행이 집행하는 국민의 세금과 국민연금을 비롯한 대한항공의 일반주주의 주머니에서 충당돼 주주 권리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작 조원태 회장은 자신의 돈은 단 한푼도 들이지 않고 한진칼 지분의 약 10%를 쥐게 되는 산은을 백기사로 맞이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계약이 자유시장경제의 본질과 법치주의에 반하는 행위라고도 강조했다. KCGI는 "한진칼은 현재 부채비율 108%의 정상기업으로, KCGI를 비롯한 한진칼의 주요주주들이 한진칼의 유상증자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현재 8000억원을 자체 조달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한진칼에 추가자금이 필요하다면 불필요한 자산 매각, 담보차입 또는 채권 발행을 통해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는 만큼 산은이 한진칼에 긴급하게 국민의 혈세를 동원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KCGI는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신주발행이 무효라는 것은 우리 대법원의 확립된 태도"라고 강조했다.
KCGI는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한진칼 신주발행 중단 요청을 한진칼 이사회가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CGI는 "한진칼 이사회는 주주들을 대상으로 어떠한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았고,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 등에 관한 실사조차 실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졸속으로 신주발행을 강행했다"며 "이번 신주발행이 불법적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경영권을 유지하겠다는 조원태 회장의 절박한 필요에 의한 것임을 명백히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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