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일 ITC 최종 판결…다양한 가능성에 예측 어려워
"최종 판결, 조기 패소 인용"vs"바이든 일자리 고려 거부권행사"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친환경 정책을 내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 시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성장에 가속도가 불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내달 1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을 앞둔 양사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친환경 정책' 바이든 당선…전기차 업계, 수혜 '기대'
9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에 4년간 2조 달러(약 22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나아가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소 50만개 설치를 비롯한 친환경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자동차 시장이다. 현재까지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구매 비중이 높지 않지만 바이든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유럽, 중국과 같이 전기차 구매가 늘어난다면 큰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미국 내 전기차 비중이 2025년 10%, 2030년 25%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기업을 세워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는 LG화학과 조지아주에 2조900억원을 투입해 배터리 1, 2 공장을 세우고 있는 SK이노베이션 모두 미국 시장의 성장에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ITC의 최종 판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를 단언하기 어렵다. SK이노베이션의 최종 패소 판결이 확정된다면 미국 내 배터리 셀과 모듈, 팩,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할 수 있어 사실상 공장을 닫아야 한다. SK이노베이션 조지아주 공장에서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한 포드와 폭스바겐의 전기차 생산도 연쇄적으로 차질을 빚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지아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텃밭이고 SK이노베이션 공장이 이 지역에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확실 시 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LG화학-SK이노, 바이든 정부 마음 사로잡기 '경쟁' 가열되나
업계에서는 다음달 10일 ITC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당장 ITC의 판결이 어느 쪽으로 날지도 미지수다. ITC가 지난달 30일 양사에 SK이노베이션의 고객사인 포드와 폭스바겐을 상대로 진행했던 증인 심문 녹취록 전문을 제출하라고 요청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ITC가 공익 여부를 추가로 따져보겠다는 중재안을 내거나 SK이노베이션 패소라는 예비결정에 대한 '수정' 지시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당선자.[로이터=뉴스핌] |
연장선상에서 ITC 판결에 대한 거부권을 쥔 바이든 후보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양사 간의 경쟁이 가열될 수도 있다.
바이든 후보 역시 코로나19 이후 미국 내 심각한 일자리 문제, 전기차 산업 육성 등을 고려할때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양사에서 대규모 일자리·투자 발표를 통해 바이든 정부의 환심사기 경쟁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미국 내 파나소닉 배터리 공장은 테슬라향, LG화학은 GM향"이라며 "SK이노베이션이 급성장이 예고되는 미국 내 추가 공장 신설을 발표해 위치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LG화학과 제너럴모터스(GM)의 미국 현지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는 채용공고를 내고 1100명 규모의 신규 인력을 채용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19.7GWh에서 100GWh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배터리 생산시설 증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