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3일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 증인으로…증언거부권 행사 안해
"모순" 검찰 질문에 '버럭' 하기도…"당시에는 맞는 결정이라고 생각"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으로 증인석에 섰다. 지난 9월 부인 정경심 교수 사건의 증인으로 소환됐을 당시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것과는 달리 검사의 질문에 언성을 높이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답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장관과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 대한 8차 공판을 열고 조 전 장관을 증인 신분으로 신문했다.
이날 조 전 장관은 "유재수 전 국장이 감찰에 불응하고 병가 낸 뒤 잠적한 상태라 합법적 감찰이 불가능한데 더 이상 놔둘 수 없어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해 두 사람(박형철, 백원오)을 부른 것"이라며 "미세한 증언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제가 최종적으로 (감찰 중단을) 결정한 것은 맞다"고 증언했다.
그는 "사후적으로 돌아보면 더 강한 조치를 선택했다면 이런 일 자체가 없었겠구나 하는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그 시점에는 양쪽 얘기를 들어서 판단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8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던 도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배우자 정경심(58) 동양대 교수 재판에서는 증인으로 나가 증언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자신의 재판에서는 신문에 임한다고 밝혔다. 2020.11.03 dlsgur9757@newspim.com |
당시 정권 인사들의 '구명운동'과 관련해서는 자신에게 직접 들어온 적은 없었고, 백 전 비서관으로부터 여러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했다. 백 전 비서관이 이 사건에 개입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사후적으로 봤더니 유재수가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근무를 했었고, 범여권 인사가 구명운동을 한다는 두 가지 문제가 있어 백 전 비서관에게 알아보라고 시키게 된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에 검찰은 "(민원을 넣은 게) 누구인지 백원우에게 물어보지 않았느냐. 특감반은 감찰을 진행하면서 압박을 느꼈다는데 민정수석이 누군지 정확히 판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조 전 장관은 "당시 민정수석실 업무 중 이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1/100 정도밖에 되지 않아 깊이 논의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러자 검찰이 "당시 유재수 사건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면서 참여정부 인사들이 민원을 넣어서 특감반을 압박하는 어려운 사건이라 백원우를 참여시켰다고 하는 건 모순되지 않느냐"고 했고, 이에 조 전 장관이 "그게 왜 모순이 되느냐"고 버럭하기도 했다.
또 조 전 장관이 지난 2018년 12월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비위 첩보 자체는 근거가 약하고 보았다'고 말한 것에 대한 증언도 이어졌다. 앞서 지난달 23일 열린 재판에서 박형철 전 비서관은 해당 답변 초안을 자신이 만들었으며, 감찰이 중단된 상황이 외부로 알려지면 사회적 비판이 커질 수 있어 첩보 근거가 약하다거나 여자 문제 같은 사적인 부분이 나왔다는 논리를 내세웠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해 조 전 장관은 "박 전 비서관이 답변서가 '허위'라고 한 것은 사후적 단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야당의원들이 계속 답변을 방해해 충분한 답변이 어려웠다"며 "지금과 같은 기회가 있었으면 충분히 말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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