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미운용자금 수치 조정, 실제 자금이동 없어" 공식입장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옵티머스자산운용 수탁사인 하나은행이 '펀드 돌려막기' 의혹과 관련 "단순한 일일 마감업무의 과정이었다"고 해명했다.
하나은행은 27일 공식 입장을 내고 "사채 발행회사로부터 환매자금의 일부가 입금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마감처리 업무를 위해 은행 내부 관리시스템인 증권수탁시스템상의 전체 미운용자금 수치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이 다른 자산운용사 펀드 자금을 끌어와 옵티머스 펀드 상환 자금으로 사용해줬다는 의혹에 대한 반박이다.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사진=하나금융그룹] 2020.03.22 bjgchina@newspim.com |
일반적으로 환매절차는 투자자가 판매사에 환매 신청을 한 후 판매사가 환매청구를 하면 운용사가 환매청구 승인을 해 예탁결제원에 접수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판매사는 환매대금을 고객 계좌로 이체하고, 예탁결제원은 한국은행에 정보를 보낸다. 수탁은행은 한국은행으로부터 해당 정보를 받고 판매사에 대금을 결제해주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하나은행이 펀드 돌려막기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펀드간 실제 자금의 이동을 수반하거나 당사자간 권리의무 변동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단순한 일일 마감업무의 과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은행은 매일 그날그날 돈에 대해 마감업무를 해야한다. 이를 위해 실제 자금이 오간 게 아닌, 계리상으로 잔액을 맞춘 작업을 했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은 "자금 불일치가 2018년 3차례 발행함에 따라 그해 11월 옵티머스와의 수탁업무를 중단하고 추가 수탁을 하지 않았다"며 "옵티머스가 자금 불일치 발생되지 않도록 펀드를 기존 개방형에서 폐쇄형으로 변경하고 투자자산의 만기를 펀드 만기 이전으로 설정하는 조치를 취한 후 2019년 5월 수탁업무를 재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사례는 옵티머스 외 발생하지 않았다"며 "(계리상 맞춰놨던) 대금도 그 다음날 바로 들어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하나은행의 이 같은 설명에 의아함을 표하고 있다. 숫자상이어도 매도한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다른 자산운용사 돈을 끌어오는 일이 흔하진 않아서다. 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에서 매일 마감업무를 하고, 자금이 종종 기한을 맞춰 들어오지 않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러한 방식으로 숫자를 조정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