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한국이 북한에 특정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꺼내든 '종전선언'과 관련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한반도 종전선언은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브룩스 전 사령관은 지난 20일 화상으로 열린 한미연구소(ICAS)의 정례 가을총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종전선언이 실질적으로 관계 변화에 대한 신호라면, 한국이 북한에 특정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한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또한 "주한미군의 공약 등 남북 양측의 군사 태세에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며 "북한으로서도 대내적으로 주민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사진=뉴스핌 DB] |
그는 그러면서 "북한은 대내적으로 종전선언을 승리로 치장해 선전선동을 하겠지만, 한편으로 대화의 문을 다시 열어 유해발굴 재개,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단 브룩스 전 사령관은 "미국 정부와 서방세계는 종전선언이 효과적인 대북제재를 방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념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남북 또는 미북 대화 중단은 지나친 압박과 불충분한 관여 때문"이라며 "종전선언과 같은 일은 과거의 수많은 실패 사례처럼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미국 정부가 우려하고 있는 점도 지나친 관여와 불충분한 압박에 따른 북한의 악용"이라고 설명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아울러 종전선언이 발효되더라도 유엔군사령부는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영상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에 남아있는 비극적 상황을 끝낼 때가 됐다"며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는다"며 다시 한 번 남북관계 개선에 승부수를 던졌다.
종전선언은 북한 입장에서 '체제보장 조치' 중 하나다. 북한은 그간 '단계적 비핵화'를 주장하며 종전선언을 일종의 첫 단추로 여겨왔다.
한편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국이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입장을 '유보'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은 이미 1950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했다"며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시각은 매우 얕다고 본다. 미국 정부도 이를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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