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상무, 경영 전면에...美 스타트업 '스라이브마켓' 시너지 확대 도모
실적 부진한 GS리테일 성장 이끄는데 제한적 평가...가격 경쟁력도 ↓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GS그룹 오너 4세인 허치홍 상무가 코로나19 여파로 성장세가 꺾인 GS리테일의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 올해 초 신사업추진실장에 오르며 경영 전면에 나선 허 상무는 GS리테일의 새로운 성장 엔진 추진에 속도를 올리는 모습이다.
지난 달에는 2년 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미국 유기농 온라인 전문몰인 스라이브마켓과의 상품 소싱을 통해 유기농 와인 상품을 선보였다. 다만 유통업계에서는 희소 시장인 유기농이 미래 먹거리로서 제 역할을 할지 미지수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너 4세인 허 상무는 2018년 337억원을 투자한 스라이브마켓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허치홍 상무, 경영 전면에...美 스타트업 '스라이브마켓' 시너지 확대 도모
허 상무의 임원 승진은 최근에서야 업계에 알려졌다. 지난 달 GS리테일이 스라이브마켓에서 들여온 유기농 와인 깔라나오가닉(깔라나)을 판매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에 허 상무 이름이 등장하면서다.
허 상무는 허진수 GS칼텍스 의장의 장남이다. 1980년대생인 오너 4세 중 가장 연장자인 허 상무(1983년생)가 임원에 이름을 올린 것이 당연하다는 게 재계의 의견이다. 2016년 GS리테일에 입사한 지 4년 만에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GS 주요 인물 관계도. 2020.10.20 nrd8120@newspim.com |
유교 문화를 따지는 GS그룹은 나이·서열 순서를 고려해 승진시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미 70년대생인 오너 4세들은 지난해 연말 인사 때 이미 주요 요직에 오른 상태다.
허 상무는 올해 초 신사업추진실장에 올라 GS리테일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는 데 몰두하고 있다.
허 상무는 GS리테일의 성장을 도모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유기농을 낙점했다. 유기농의 희소성과 차별성을 앞세워 온·오프라인 쇼핑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스라이브마켓과 시너지 낼까...유기농 시장, 성장 한계
스라이브마켓과의 협력 사업은 허 상무가 공을 들이는 신사업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았던 파르나스 호텔과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랄라블라의 실적이 부진하자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유기농 전문 온라인 쇼핑몰을 낙점하고 협력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코로나 정국 속에서 파르나스 호텔은 지난 2분기 118억원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랄라블라는 같은 기간 48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5% 줄어든 250억원을 기록했다.
나인트리 프리미어 호텔 인사동점 전경. [사진=GS리테일] |
일단 허 상무는 미국 유기농 전문 온라인몰 '스라이브마켓'의 성장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GS리테일은 2년 전 미국 스타트업인 스라이브마켓에 337억원을 투자하고 시장 가능성을 꼼꼼히 들여다봤다.
현재 스라이브마켓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올 상반기 매출이 2배 가까이 신장했다.
다만 유통업계에서는 유기농을 신사업으로 삼은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유기농은 희소성이 있지만 주력 사업이 편의점에서 판매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상품군이라는 지적이다. 편의점에서는 가성비가 높은 1만원대 저가 와인이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이다.
다만 이번에 GS리테일이 선보인 유기농 와인 깔라나의 판매 가격은 3만원이다. 지난 달까지 행사가격으로 50% 할인된 1만5000원에 선보여 이달 초 1만2000병이 완판되긴 했지만, 본래 가격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유기농 시장 규모도 크지 않다는 점도 성장에 한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GS리테일은 올해 국내 전체 유기농 시장 규모를 2조2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26조1000억원)와 비교하면 10% 수준에 불과하다.
매년 꾸준히 성장세에 있긴 하지만 전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전체 기업 성장을 이끄는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대중적인 상품이 잘 팔리는 업태다. 다소 입지마다 다를 수는 있다"며 "하지만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대중화된 상품이 많고 가격 저항력이 없어야 하는데 유기농은 기본적으로 가격대가 있고 선호하는 이들이 극소수라서 전체 성장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GS리테일 측은 꾸준히 고객층이 늘고 있는 유기농 시장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으로도 스라이브마켓과 협의해 상품 구색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유기농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스라이브마켓과의 협력을 통해 유기농 상품을 편의점에서 선보이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측면이 있고 멤버십에 가입하면 저렴해 가격 경쟁력도 있다. 앞으로도 상품군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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