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산에 이어 부산서도 대규모 집단감염 발생
김우주 교수 "종사자들 대상 매주 PCR 검사 시행해야"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부산 해뜨락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감염에 취약한 요양병원의 방역관리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방역당국은 앞선 집단감염에서 요양병원 확진자 발생 시 치명률이 높았던 점을 고려해 요양병원과 데이케어센터 종사자 16만 명을 대상으로 선제검사를 실시해 전파 차단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학계에서는 요양병원 및 시설 종사자에 대한 정기 검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종식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사진=뉴스핌DB] |
방역당국에 따르면 16일 오후 1시 30분까지 부산 해뜨락요양병원에서는 5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58명 확진은 코로나19가 유행한 뒤 부산에서 최대 규모의 집단감염이다.
해뜨락요양병원에서는 지난 15일 0시까지 53명이 확진된 뒤 이날 오후 1시 기준 5명이 추가돼 총 58명이 확진됐다. 특히, 확진자 중 1명은 200여 명이 찾은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역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햬뜨락요양병원에서 대규모 확진이 발생한 이유는 감염에 취약한 병실 운영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해뜨락요양병원 전체 병상 179개 중 164병상이 가동되고 있었으며 최대 9인실까지 운영됐다.
요양병원 신규 입원환자에 대한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병실 내 밀집도가 높아 감염에 취약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산시는 해뜨락요양병원에 대해 동일집단 격리인 코호트 격리 조치를 했으며 부산지역 168개 요양병원과 115개 요양시설, 201개 주야간보호시설에 대해 전수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요양병원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우는 이전에도 있었다. 요양병원은 고령층의 비율이 높고 밀폐·밀집·밀접한 3밀 환경 때문에 확진가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
특히 지난 3월 발생한 대구 한사랑요양병원 집단감염에서는 총 128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 중 29명이 숨졌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이 22.6%로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인 1.76%보다 1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그 외 대구 달성군의 대실요양병원에서도 101명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경북 경산 서요양병원에서도 6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실요양병원에서는 18명이 사망해 18%의 사망률을, 서요양병원에서도 9명이 사망해 10%가 넘는 사망률을 보였다.
방역당국은 요양병원의 경우 종사자들이 출퇴근을 하고 있는 만큼 고위험시설로 보고 있다. 종사자들이 외부에서 감염될 경우 병원 내에서도 빠르게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수도권 소재의 요양병원과 요양원 및 데이케어센터 종사자 16만 명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수도권 지역 전수검사로는 요양병원 관련 감염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종사자가 출퇴근을 하고 있는 만큼 지역사회 감염이 있는 곳이라면 해당 지역 요양병원 종사자에 대해 주기적인 검사를 실시해야 요양병원 내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요양병원, 재활병원, 요양원은 만성질환과 고령자들이 집중돼 코로나19 유행의 종착지와 같다"며 "검사를 한 번 해서 끝날 것이 아니고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는 곳이라면 요양병원과 시설 종사자에 대해 매주 PCR 검사를 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요양병원에서의 방역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앞서 발생한 요양병원 집단감염 사태에서도 증상이 있는 직원이 출근한 경우가 있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요양병원 직원들은 출퇴근을 계속하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직원의 출입을 제한해야 하는데 이러한 지침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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