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뉴스핌] 이경환 기자 = 경기북부 지역의 일선 경찰관이 동료 경찰관 수십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경찰로고 [사진=뉴스핌DB] |
한 지역의 경찰관 수십여명이 피소되면서 동료들을 조사해야 하는 경찰도,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에 출석해야 하는 경찰들도 난감해 하기는 마찬가지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북부 지역의 경찰관 A씨가 동료들이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소문을 내고 다닌다며 최소 30여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지능범죄수사팀에 이 사건을 배당하고 지난주부터 피소된 경찰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A씨는 동료 경찰관들과 통화한 녹취록 등을 증거자료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의 얘기를 하고 다닌 것으로 확인되는 인물이 나올 때마다 추가로 고소장을 접수해 앞으로 조사 대상은 더 늘어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내 경찰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은 "지금까지 경찰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동료 경찰 수십여명을 고소한 일은 처음 본다"며 "경찰 조직으로서는 중요한 시점인데 이런 일이 벌어져 난감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창피하기까지 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경찰관도 "많게는 1시간이 넘도록 조사를 받으며 몇몇 직원들은 치욕스러운 기분마저 들었다고 한숨을 쉬고 있다"며 "이렇게 일이 커지지 않을 수 있도록 조직 내부에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대처가 아쉬웠다"고 말했다.
수사를 하고 있는 경찰의 한 관계자는 "수십여명의 동료를 고소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경찰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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