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박물관의 보존과학의 역사를 소개하는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를 추석 연휴를 포함한 28일부터 11월 15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을 비롯해 서화, 불상, 청자, 금장식품 등 문화재 57건 67점을 빛으로 보고 분석한 이야기를 전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전시장 전경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0.09.29 89hklee@newspim.com |
'빛'에는 가시광선을 비롯해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 등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이 존재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은 우리 문화재를 탐구하는 과정에 쓰인다. 국내에서 '빛'을 통한 문화재 연구 역사는 1963년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시행한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의 방사선(Co-60) 조사와 국보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의 감마선(Cs-137) 조사,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 방사선(Co-60) 조사로 거슬러 올라가 올해로 57년째다.
이후 1976년 국립박물관(옛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기술실이 설립되고 1989년 적외산 카메라가 도입되면서 본격적인 '빛'을 통한 문화재 연구의 막이 오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보제164호 공주무령왕릉 출토 왕비 베개를 적외선 조사하면서 '갑(甲)'과 '을(乙)'의 흔적을 발견했다. 이를 시작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의 '빛'으로 보는 문화재 보존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금동반가사유상과, 금동반가사유상 내부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0.09.29 89hklee@newspim.com |
이번 전시에는 '빛'을 통해 알아본 불상의 다양한 내부와 성분을 확인할 수 있다. 삼국시대 6세기 유물인 보물 제331호 금동반가사유상을 감마선으로 들여다보니 머리와 팔, 몸통을 비우는 방식으로 주조됐고 내부에는 거푸집의 뼈대 등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금속심이 확인됐다. 또 머리와 몸통은 금속으로 꽉 채워져 있었지만 대좌(불상 안치는 대)의 속은 비어 있었다.
또 조선전기의 목조여래좌상을 CT로 촬영한 결과 이 불상은 나무 재료로 조각해 형상을 만들고 표면에 옷칠을 올린 후 도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복장물도 확인됐는데 복장물을 아랫부분에 후령통과 상부 쪽으로 갈수록 직물로 보이는 물질로 가득차 있었다. 향후 복장물의 조사가 이뤄지면 불상의 제작 시기도 밝혀질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백자 투각 매화 새용무늬 연적 내부 모습 2020.09.29 89hklee@newspim.com |
또 쉽게 내부를 볼 수 없는 국보 제116호 청자 상감 모란 넝쿨무늬 표주박모양주자의 안쪽 모습도 전시장에 공개됐다. 이 청자는 용과 물고기를 결합해 완벽한 조형물로 고려시대 사람들의 창의력과 기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이다. 이를 CT에서 살펴보니 내부 구조가 드러났다. 물고기 모양인 몸통 전면에는 용머리 모양의 주구를, 후면에는 연잎이 달린 손잡이를 따로 제작해 붙였고 몸통 양쪽에 위치한 지느러미 중간에 지지대를 설치해 지느러미가 밖으로 벌어지지 않도록 제작했음을 알 수가 있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경복궁 교태전 부벽화' 2점도 놓치지 않고 봐야한다. 조선후기 궁중장식화를 대표하는 이 작품을 가시광선과 적외선, 엑스선 촬영 그리고 X선 형광분석 자료 등 흥미로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에는 직접 빛으로 보는 문화재 연구 과정을 소개하는 영상이 곳곳에 설치돼 있어 이해를 돕는다. 아울러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다채롭게 준비돼 문화재 보존 과정을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2020.09.29 89hklee@newspim.com |
전시 기간 중 특별전 도록과 기획 상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로 준비돼 있다. 특별전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 참여하는 '특별전 빛의 과학전 보존처리 기록 카드 인증샷 이벤트'와 인스타그램에서 게시물을 공유하는 '추석맞이 특별전 빛의 과학전 게시물 공유 이이벤트'가 준비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2024년을 목표로 박물관 내 부지에 '문화유산 디지털 과학센터' 설립한다. 연면적은 9362㎡이며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이뤄지고 국립중앙박물관의 4.7배 규모다. 기존 박물관의 문화재 분석실과 진단실을 비롯해 디지털 보존·복원실, 개방형 보존처리실 등이 갖춰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8월 25일부터 개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실시됨에 따라 개최가 잠정적으로 연기된 바 있다. 28일부터 다시 재개관하면서 사전예약을 통해 현장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은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 정상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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