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후 첫 기자간담회, "성과에 대해 판단 받을 것"
구조조정 3대 원칙, 대주주 책임·고통분담·정상화 방안
노사 임단협도 3~5년 다년으로 늘려야, 경영 안정 가능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구조조정을 위해 불필요한 노사갈등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임기 중 해야 할 일로 코로나 위기극복, 혁신성장, 신산업 발굴을 꼽았다.
28일 오후 2시 이 회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연임 소회 등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1일 첫 3년 임기를 마친 이 회장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산은 회장이 연임한 것은 26년 만이다.
28일 오후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연임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2020.09.28 bjgchina@newspim.com |
이 회장은 성공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노사갈등 해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구조조정 추진은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정상화 방안의 3대 원칙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몇몇 노조는 사측이나 채권단과의 협의를 시행하지 않고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사 임단협 관행도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간 임단협이 매년 이뤄지는데, 적어도 3~5년간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협약기간을 다년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호봉제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일부 직원들은 기업이 수년간 적자를 내고 있는데도 거액 연봉을 받으면서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기업 구조조정 기사를 보면 '국민세금 낭비하지 말라, 기업 문 닫아라' 라는 식의 댓글이 달리는 걸 볼 수 있다"며 "우리 모두 이를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 사회안전망을 더 강화해 기업 구조조정시 고통을 함께 분담하고, 그만큼 빠르게 경제 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기 2기를 맞아 해야 할 일로는 코로나 위기극복, 혁신성장, 신산업 발굴을 꼽았다.
이 회장은 "지난 1기에서 미래를 이끌어 갈 스타트업 지원에 주력했다면, 2기에서는 과감한 투자와 스케일업을 통해 이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신산업 발굴로는 문화콘텐츠, 바이오, 그린뉴딜 등을 꼽으면서 "바이오 등 산업이 잘 커야 코로나와 같은 대규모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낙후된 전통산업 회복으로는 물류산업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가 택배의 천국이라고 하지만 자금력과 기술력 등에서 첨단화가 부족하다"며 "물류는 한국판 뉴딜에도 포함돼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한국판 뉴딜펀드 조성을 위해 내년 1분기까지는 자펀드 운용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뉴딜펀드 테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투자자산 기준 설정, 업종 설정, 자펀드 설계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내년 1분기에는 자펀드 운용사를 선정해 빠르게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10일 임기 만료 직전까지 연임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던 만큼, 일각에서 '깜깜이 임명'이라는 지적도 나왔었다. 이에 이 회장은 "임명 방식은 개선될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임명권자의 정책적 판단이며, 성과에 대해 판단 받아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저는 깜깜이 식으로 임명됐기 때문에, 언제 해임되더라도 달갑게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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