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상하이 = 최헌규 특파원]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사적지 폐관
2020년 9월 26일 오후 중국 상하이 마당(馬當)로에 위치한 대한민국 상하이 임시정부 사적지(유적지)도로변 대문에 폐관이라는 공고문이 마치 만방에 광고라도 하듯 중국어와 한글로 대문짝 만하게 나붙어 행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인 주민들은 인도와 차도를 지나면서 이 폐관 안내문을 유심히 들여다 봤다. 25일 저녁 상하이 난징(南京)동로 인근에서 저녁을 함께 한 상하이의 한국 교민은 한달여전 8월 15일 광복절 무렵 차를 타고 마당로를 지나가다가 폐관이라는 공고문이 나붙은 걸 보고 무슨 사연인지 알아볼려고 영사관에 전화를 했더니 전화를 받지 않더라고 얘기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0.09.27 chk@newspim.com |
폐관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 폐관 공고문 오른쪽 옆 아랫쪽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라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0.09.27 chk@newspim.com |
'임시정부 가는 길' 쇠창살 문으로 꽁꽁
상하이 마당로 도로변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 폐관 공고문 왼쪽 옆에 '유적지로 들어가는 곳'이라는 안내문이 손바닥만한 크기로 붙어있으나, 실제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는 쇠창살 문으로 굳게 닫혀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0.09.27 chk@newspim.com |
상하이 임정유적지 왜 폐관됐나, 중국인 고개 갸웃
자전거로 마당로를 지나던 중국 상하이 한 주민이 '폐관'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는 상하이 임시정부 유적지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0.09.27 chk@newspim.com |
임정 사적지가 무슨 상점인가...
'손님없어 문닫아' 현지 직원 설명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 유적지 주변 '마당로'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던 중 한 주민이 골목 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알려줬다. 주민이 말해준대로 꽁꽁 닫힌 쇠창살 문을 우회해 임정 유적지 골목안으로 들어갔더니 마당로 306호-4호라고 문패가 붙은 임정 내부 출입문이 나온다. 남자직원과 여직원 각각 1명이 출입문 밖과 출입문 내부를 지키고 있었다. 참관하겠다고 사정을 하자 밖을 지키고 있던 남자 직원이 단호히 안된다고 말했다. 문을 삐쭉 열고 한국말을 하는 여직원에게 사정했더니 역시 불가능하다고 한다.
여직원은 언제 이 시설을 '폐관'했냐고 묻자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1월 부터 문을 닫았다고 했다. 큰 도로쪽 대문에 붙은 '폐관'이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는 '개방하지 않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직원은 재차 참관을 부탁 하자 내부에 CCTV가 있어서 어쩔수 없다며 제발 그냥 돌아가 달라고 도로 기자에게 사정을 했다. 남자직원에게 코로나도 끝났고 주변 중국 공산당 역사 유적지 등도 모두 개방했는데 왜 이곳은 폐관 상태냐고 물었더니 "참관객이 100명이면 중국인은 2명도 채안된다.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에서 관광객이 못오기 때문에 문을 열어봐야 참관객이 없을 것"이라고 나름대로 폐관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 직원은 대한민국 상하이 임시정부 유적지가 무슨 영리 상업시설인 줄 아는 모양이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0.09.27 chk@newspim.com |
상하이 마당로 주민들이 사는 골목 내부 임정 출입문에 코로나19로 2020년 1월 24일 '임시 폐관'하고 2월 7일 코로나19로 '휴관'을 연장한다는 공고문이 붙어있다. 큰 도로 대문에 대문짝만하게 나붙은 '폐관(閉館)'이라는 말과는 사뭇 다른 표현이다. 이에 대해 26일 주중 대한민국 대사관(장하성 대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모든 유적지 관광지가 개방된 것처럼 상하이 대한민국 임정 사적지도 당연히 개방된 줄 알고 있었다"며 "현재로선 무슨 사연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상하이 총영사관 관계자는 "상하이 대한민국 임정 유적지를 중국 정부가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폐관이라는 안내문도 중국 당국이 붙였을 것"이라며 "폐관이라는 표현은 뭔가 잘 못 된 것 같다"며 현장 조사를 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0.09.27 chk@newspim.com |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