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회 상임위서 관련 논의 진행될 듯
5G 세액공제에 부정적인 KDI 보고서 등 영향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 세액공제가 포함된 세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를 앞두고 국회 내부적으로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이통3사의 5G 투자 등 '책임론'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0월쯤 5G 투자 세액공제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9년 5G 커버리지 확대를 돕기 위해 이통사의 5G 투자에 대한 법인세 감면 특례조치를 도입했고, 이 특례조치는 12월 일몰될 예정이다.
특례 내용은 이통사가 수도권 외 지역에 기지국을 설치할 때 세액 공제 규모를 설치비 중 2% 감면받고, 전년도 상시 근로자수가 증가하면 추가 세액 공제율인 최대 3%를 적용받아 통합 법인세를 할인받는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밀고 있는 한국판 뉴딜 중심축 중 하나인 디지털 뉴딜의 바탕이 되는 5G망 조기 확충을 위해 정부가 이통3사에 제시한 '당근책'이었다. 이를 통해 이통3사는 연간 총 670억원 가량의 세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조세특례제한법은 올해 일몰되지만, 2020년 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이통3사는 5G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내년에도 받을 수 있다. 지난 6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 세법 개정안'을 보면, 10개 투자세액 공제를 1개로 통합했고 그 안에 5G 투자 세액공제 내용도 포함됐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7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세법개정안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기자] 2020.09.22 abc123@newspim.com |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신성장 사업화 분야에 기본 공제가 1%, 3%인데 세법 개정안의 신성장 사업화 부분에 들어가면 3%, 4%로 올라가 5G 관련 부분이 신성장 사업화 부분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기재부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이통3사의 5G 투자 세액공제를 두고 적절성을 따지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5G 세액공제, 통신3사 초과 이윤 늘리는 데 그칠 가능성"
지난 10일 기재부 산하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발간한 '2020 조세특례 심층평가-초연결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보고서를 보면, "조세특례를 통해 세 부담을 낮춰 주더라도 통신3사가 적극적으로 투자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어 "통신3사의 유형별 투자 대비 예상되는 조세특례의 규모가 크지 않아 강력한 유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낮고, 조세특례가 주어진 기간이 2년으로 매우 짧아 그 실효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기재부가 세법 개정안을 세부화 하는 작업을 할 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참고할 수 있는 자료다.
이 KDI 보고서를 기반으로 과방위 소속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례조항의 수혜자는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과점 경쟁을 벌이는 대기업 통신3사라는 점에서 세액공제가 5G망 확충에 도움이 되기보단, 통신3사의 초과 이윤을 늘리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점차 설득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통3사 5G 투자약속 안지키는데...세액공제 할필요 있을까?
[자료=변재일 의원실] |
같은 맥락에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올해 상반기 이통3사의 5G 무선국 신규 구축수가 전년 대비 반 토막 났다는 자료를 근거로 "5G 가입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용자에게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한 투자비는 본격 사업이 추진된 올해 더 확대하는 것이 상식적임에도, 사업 첫해에 비해 투자 규모를 축소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통3사는 정부와 국회에 지원 요청만 이야기할 뿐 커버리지 확대 등 5G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투자는 소극적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변 의원은 과기정통부와 이통3사가 지난 6월 발표한 5G 전국망 구축을 위해 2022년까지 24조5000억원~25조7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3월 이통3사 CEO와 만나 올해 상반기 5G 투자 4조원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4조원에 못 미치는 3조4000억원 수준에 불과했기 떄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국회에서 5G 투자 세액공제를 논의하는 데 있어 이통3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ICT에 정통한 한 국회 관계자는 "5G 투자 세액공제를 논의하는 데 있어 이통3사가 상반기 투자 계획을 지키지 않은 부분, 5G 이용자 불편은 지속되는 데 무선국 신규 구축은 줄인 것 등을 근거로 5G 전 세계 최초 상용화란 이유 만으로 통신 사업자를 도와줄 필요가 있을까란 얘기가 있을 수 있다"면서 "5G 투자 세액공제는 디지털뉴딜과 관련돼 여당에서 관심을 갖을수밖에 없는 내용이고, 자세한 내용이 조만간 상임위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에선 디지털 뉴딜 중 5G 전국망 구축을 통해 파생되는 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어 다양한 논의가 국회에서 진행되겠지만, 5G 투자의 세액공제가 제외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엄열 과기정통부 과장은 "5G 투자 세액공제와 관련해 세부적으로 세법 개정안 시행령에 5G 관련 부분을 넣자는 것이 기본 입장이고, 이에 대한 내용을 기재부와 협의 중에 있다"면서 "법안이 국회 심의 중에 있어 연말 정도 기재부와의 협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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