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의 낸시 펠로시 연방하원 의장(민주당)이 오는 11월 3일(현지시간) 대선 전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 후임 지명과 인준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탄핵도 밀어부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미국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20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ABC뉴스의 '디스 위크' 방송과 인터뷰를 가졌다.
조지 스테파노풀로스 앵커는 "일각에서 상원이 연방대법관 인준 강행을 저지하고 막을 방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바 장관 탄핵 추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언급했고, 이에 펠로시 의장은 "우리는 옵션들이 있다. 우리 화살통에 화살들이 있지만 지금은 논의하지 않겠다"고 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긴즈버그 대법관이 사망하면서 후임 대법관 인선이 올해 대선 최대 이슈로 급부상했다. 만일 백악관이 보수 성향의 대법관 후보를 지명한다면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원에서 인준은 기정사실화 된 일이기에 민주당은 대선 전 인선 추진을 어떻게든 막겠다는 다짐으로 풀이된다.
대선까지 약 한 달 반 남은 시점 안에 후임 대법관 지명과 인준 절차가 마무리 될 수 있고, 심지어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되고 내년 초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 지위를 되찾는다고 해도 공화당 진영에서 인준 절차를 마무리할 시간이 충분한 상황이다.
그러나 백악관이 후보 대법관을 지명하는 일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주 여성 대법관 후임자를 지명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공화당 상원의원 2명이 이에 공개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리사 머코우스키(알래스카) 상원의원은 후임 대법관 인준 계획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고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공화·메인)도 전날 11월 대선에 승리한 측이 대법관 후임을 지명하고 임명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바이든 후보는후임 대법관 임명 시점은 대선 이후여야 한다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며 상원 공화당 의원들에게 "옳은 일"을 할 것을 촉구했다. 또 지금 후보자를 지명 및 인준하는 일은 "대법관들을 정치적 공격 에 노출시키고 그들의 결정에 영향력을 끼치는 일"이라면서 "자신이 당선되고 상원 양당 의원들과 논의 후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8일 긴즈버그 대법관은 췌장암으로 향년 87세에 별세했다. 미국의 가장 진보적인 대법관인 그는 27년간 여성 인권에 앞장 서왔다. 그가 사망하면서 지금까지 5대 4로 보수 성향에 조금 더 가까웠던 대법원은 향후 확실히 보수적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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