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추가 경기부양을 둘러싼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간밤 미국 기술주가 다시금 급락장세를 연출한 후 11일 세계증시가 소폭 상승 중이지만 상승 탄력은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0.4% 오르며 이주 초 기록한 1개월 만에 최저치에서 반등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도쿄(東京)도가 감염 경계 레벨을 최고 단계에서 한 단계 낮춘 영향에 상승 마감했다.
유럽증시 초반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하락 출발한 후 0.2% 반등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가 급락한 후 미국 S&P500 및 나스닥 주가지수선물도 각각 1.01% 및 1.39% 상승 중이다. 하지만 양 지수는 2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나스닥100 주가지수선물 11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주요 기술주 지수 NYSE FANG+ 지수는 이번 주 들어 5.4% 내리며 3월 증시 폭락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 지수는 여전히 3월 저점에서 두 배 이상 상승한 수준이며, 투자자들은 대부분 선진국 금리가 제로 수준이고 대규모 유동성이 계속 투입되고 있는 만큼 이들 기술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기술주 매도세는 건전한 조정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순익 대비 주가 수준이 2000년 IT 거품 이후 최고 수준인 만큼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이데 고조 애셋매니지먼트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증시는 코로나19(COVID-19) 봉쇄조치 해제 후 경제회복 기대에 힘입어 랠리를 펼쳤으나, 북반구 가을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신 개발과 공급이 수월하게 이뤄질지 알 수 없고, 숙박 및 여행 업계의 연쇄 도산으로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더욱 많이 쌓아 놓아야 할 수도 있다"며 "모든 요인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정당한 지 의문을 품을 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상원은 10일(현지시간) 코로나19(COVID-19) 대응 관련 300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안에 대한 투표 동의안을 표결에 붙여 찬성이 52표로 반대 47표보다 우세했으나, 더 큰 규모를 원하는 민주당의 반대로 의결정족수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해 부결됐다.
이후 워싱턴 정계에서는 코로나19 추가 경기부양 법안이 결국 실행되지 못할 수 있다는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최근 유로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별다른 조치에 나서지 않은 것도 투자심리를 끌어내리고 있다.
밀란 쿠트코빅 악시코 마켓애널리스트는 "ECB가 추가 경기부양 신호를 보내고 유로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구두개입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라가르드 총재의 신중한 기조에 실망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는 유로가 미달러 대비 소폭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유로 강세가 물가 상방 압력을 억제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유로 상승세는 제한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 급락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해 미달러가 상승 중이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인덱스는 2주 연속 상승할 전망이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영국의 EU 탈퇴협정을 두고 충돌을 빚으면서 전날 유로 대비 2% 가까이 급락했던 파운드는 이날 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영국이 '국내시장법'을 통과시켜 기존 협정 내용을 수정하려 하자 EU는 무역협상이 좌초될 수 있다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국채시장에서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수년 동안 계속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레인 이코노미스트 발언에 유로존 국채 수익률 대부분이 하락하고 있다.
상품시장에서는 수요 감소 우려가 확산된 데다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을 뒤엎고 증가하면서 국제유가가 하방 압력을 받으며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날 각각 2% 가까이 급락했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배럴당 39달러98센트로 0.2% 하락 중인 반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37달러31센트로 0.03% 상승 중이다.
금 현물 가격은 전날 8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미달러가 반등하면서 이날 온스당 1943달러53센트로 0.5% 하락 중이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11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