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성 폭행 5만2876건…최근에도 7명 무차별 폭행
가정·데이트폭력도 매일 발생…경찰, 특별단속 나서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 지난달 8일 새벽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한 40대 남성이 여성을 상대로 '묻지마 폭행'을 저질렀다. 이 남성은 택시를 잡으려고 서 있던 여성에게 다가가 주먹으로 얼굴을 때린 후 달아났다. 경찰 수사 결과 이 남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한 여성은 총 7명이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범행 당시 술에 취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상해 혐의를 적용해 이 남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 지난 5월 26일 오후에는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한 30대 남성이 처음 보는 30대 여성에게 욕을 하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린 후 도망갔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이 남성을 일주일 만에 체포했고 폭행 및 상해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남성은 첫 재판에서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여성을 상대로 한 묻지마 폭행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지난해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행이 하루 평균 145건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로고 [사진=뉴스핌DB] 2020.8.25 cosmosjh88@naver.com |
11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2015년 이후 여성 대상 폭행·살인 사건 통계' 자료를 보면 2019년 여성 대상 폭행 사건은 총 5만2876건이다. 여성 대상 폭행은 2017년 5만451건, 2018년 5만2146건을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늘었다.
모르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폭행뿐 아니라 평소 알고 지낸 사이에서도 폭행이 계속 발생한다. 가정 내 폭력 신고 건수는 1년에 24만건이 넘는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2에 접수된 가정 폭력 신고는 24만564건이다. 가정 폭력 신고가 매일 659건 들어온다는 얘기다.
연인 사이 데이트 폭력은 지난해 1만9940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루에 54건 넘게 발생한 것이다.
정춘숙 의원은 "길거리에 지나가던 여성을 상대로 침 뱉기나 지하철에서 폭행하는 사건 등은 명백한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라며 "여성폭력 방지 정책 수립을 위해 경찰의 더욱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죄 예방은 물론이고 피해자 보호도 강화한다는 목표다. 경찰청은 지난 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두달 동안 공공장소에서 발생하는 폭력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에 들어갔다. 대중교통과 병원, 식당, 관공서 등이 주요 단속 장소다. 특히 여성 대상 범죄는 강력사건으로 간주하고 신속히 수사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은 신변보호와 스마트워치 지급 등으로 피해 여성을 보호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속적인 단속과 예방 활동으로 국민 안전과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고질적이 폭력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