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10월 5일까지 여수세계박람회장·엑스포아트갤러리서 진행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조은정 여수국제미술제 전시감독이 코로나 사태로 미술계 행사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완전한 방역과 안전을 기해 전시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2020 여수국제미술제는 4일부터 10월 5일까지 2012여수세계박람회장(D1, D2, D3, D4/주제전)과 엑스포아트갤러리(참여전)에서 열린다. 주제는 '해제解題 금기어'이며 주제전에는 국내외 초대 작가 46명이 참여했고, 참여전에는 여수지역 작가 41명이 함께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전시 설명하는 조은정 감독 [사진=유튜브 기자간담회 캡처] 2020.09.03 89hklee@newspim.com |
조은정 전시감독은 3일 유튜브로 진행된 라이브 투어에서 "전시장은 총 5곳이며 이중 4곳은 천장이 높고 개방된 공간이기 때문에 한번에 50명씩 200명 동시 입장할 수 있고 야외에는 400명이 대기할 수 있다"며 "또 중정이 넓고 쉬기도 편하다. 전시장 밖으로 이동하면서 바다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한 곳은 여수엑스포아트갤러리이며 지역 작가들의 전시가 이어지는데, 이곳은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7일까지 문을 닫는다"고 부연했다.
조은정 감독은 미술제의 주제와 관련해 "'해제'는 '해석하다'는 의미"라며 "말 그대로 이 세상의 금기어에 대한 작가들의 해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대상으로 하는 것은 제도에서 파생된 것일 수도 개인의 경험일 수도 있다"며 "평범한 이들에게 말을 걸어 금기어를 통해 금기를 인지하고 악에 대해 말해보는 것, 그것이 바로 전시장에서 우리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주제전에서는 여순사건, 위안부, 입양아 문제, 여성 사회문제, 인종차별 등 다양한 비판의식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중 박미화 작가의 '이름'이란 작품은 여순 사건의 아픔을 담고 있어 주목된다. 조은정 감독은 "여수에서는 '여순'이라는 단어가 여전히 금기어에 가깝다. 그 상처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개인사와 사회, 사건, 역사적 입장과 해석에 의해 동일한 상황이 얼마나 다르게 이해될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또한 예술의 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박미화 '이름' 설치 광경(왼쪽), 빛을 비추면 이름이 드러남. 어두운 공간에 설치된 작품은 핸드폰의 플래시 라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역사적 사건 속에서 사라진 사람, 사회 시스템에 의해 죽어간 이들의 이름을 소환한다. [사진=여수국제미술제] 2020.09.03 89hklee@newspim.com |
박미화 작가의 전시작은 작가가 일기처럼 해오던 작업 '이름'에 '플래시 라이트'를 결합한 것으로 관람객이 휴대폰 불빛으로 작품을 비추면 작은 조각판에 수놓아 새겨진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역사 속에서 기억해야 할 이름들을 빛을 통해 확인하는 행위는 그들의 이름이 호명되고 실재함을 의미한다.
이 외에도 '장갑작가' 정경연이 사찰과 성당, 교회를 다니며 인류의 화합과 안정을 이야기한 퍼포먼스 영상작품, 캄보디아 작가 흐베이 삼낭 포필이 서양에서 동양을 어떻게 보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탐구를 담은 작품 등 다채로운 작품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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