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웨어러블 기기 디지털포렌식 분석 기법 연구용역
모바일 기기 증거 분석 8년새 1289%↑…"전통 기법으론 한계"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 등 몸에 착용하는 이른바 웨어러블 기기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경찰도 디지털포렌식 고도화에 나섰다. 웨어러블 기기에 담긴 정보를 분석하는 디지털포렌식 기법을 발전시켜 범죄 증거를 찾는 등 첨단 수사 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31일 정부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웨어러블 장치(스마트워치·밴드) 분석 기법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경찰청은 이르면 내달 1일 연구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현 디지털포렌식 기법으로는 소형 웨어러블 기기에 담긴 디지털 정보를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이번 연구를 외부에 의뢰했다.
경찰은 연구를 통해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등 웨어러블 기기의 국내외 동향을 파악하고 내부 기판, 연산 장치, 저장 매체 등 기기 내부 구성도를 상세히 분석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기기에 담긴 데이터를 획득해서 분석한 후 검증하는 등 수사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포렌식 기법을 발전시킬 방침이다. 경찰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 사용할 교재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휴이노 메모워치. [사진=휴이노] 2020.05.19 allzero@newspim.com |
경찰 내 디지털포렌식 전담 조직은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디지털포렌식센터와 전국 18개 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사이버수사대) 디지털포렌식팀으로 나눠진다.
본청과 지방청에서 처리하는 디지털포렌식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1년 7388건에서 2019년 5만6440건으로 디지털포렌식 건수는 8년 새 664% 늘어났다.
같은 기간 모바일 기기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건수는 3352건에 4만6551건으로 1289% 늘었다. 디지털포렌식의 중심이 모바일 기기로 옮겨갔다는 의미다.
경찰은 전 세계적으로 웨어러블 기기 수요가 늘면서 향후 디지털포렌식에서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분석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함께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등이 수사 과정에서 핵심 증거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워치에는 사용자 정보가 24시간 저장될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연동돼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사망한 여성의 스마트워치를 분석, 심박수가 갑자기 높아진 시점을 범행 시간으로 특정해 범인을 붙잡았다.
경찰은 오는 12월까지 연구기관으로부터 결과를 보고 받은 후 분석기법을 현장 수사에 바로 적용한다는 목표다.
경찰청 관계자는 "PC 등 하드디스크를 분석해서 기존 데이터를 추출하거나 삭제 데이터를 복원할 수 있고 스마트폰도 분석 역량이 발달해 있다"면서도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분석 기술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 이에 대한 분석 의뢰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 외부기관에 연구를 맡기는 것"이라며 "웨어러블 기기 분석 장치가 들어오면 바로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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