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난해 3월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에서 총기를 난사해 51명을 살해한 백인우월주의자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았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시(市) 고등법원이 51건의 살인, 40건의 살인미수, 1건의 테러 행위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된 호주 출신의 피고인 브렌튼 태런트(29)에게 이같은 선고를 내렸다.
뉴질랜드 총기 난사 사건 유죄가 증명돼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브렌튼 태런트 [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질랜드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선고된 것은 처음이다. 뉴질랜드는 1961년 사형제를 폐지했고 최근 수십년 동안 내려진 최고형이 30년형이어서, 사실상 최고형이 내려진 것이다.
캐머론 맨더 판사는 "태런트의 범죄와 악의적 사상을 단호히 거부하는 것이 법정의 의무"라며 "피고인은 공감 능력이 결여돼 있으며 그의 행동은 극도로 사악한 것이기 때문에 이보다 낮은 형량으로는 정의를 구현할 수 없다"며 판결문을 낭독했다.
법원 판결에 앞서 수십명의 피해자들이 3일에 걸쳐 법정에서 고통 속에 피해 사실을 진술했다.
일부 생존자들은 태런트가 절대 용서받지 못할 괴물이자 겁쟁이라고 비난했으나, 대다수는 그 사건 이후 이슬람교에 대한 심신이 더욱 깊어졌고 뉴질랜드 사회가 관용과 무슬림 소수 인종에 대한 지지로 더욱 통합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태런트는 이번 공판에서 간혹 고개를 끄덕이거나 미소를 짓기도 했지만, 피해자들이 그를 지목해 비난하는 동안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의 국선 변호인은 이번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태런트는 선고에 앞서 할 말이 있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또렷한 목소리로 '없다'고 답했다.
지난해 3월 15일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시(市) 딘즈 애비뉴와 린우드 애비뉴에 각각 위치한 알 누어 모스크와 린우드 이슬람 사원에서 발생한 무차별 총기 난사로 51명이 사망했다.
범인으로 체포돼 기소된 호주 출신 백인 우월주의자 브렌튼 태런트는 총격을 가하기 직전 트위터와 이미지 보드 사이트 '8chan' 등에 테러 장면을 생중계해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뉴질랜드 정부는 반자동식 화기 사용을 금지하는 등 즉각 총기 규제를 강화했다.
이번 판결에 앞서 검찰측이 제시한 사건 개요에 따르면, 태런트는 2017년 뉴질랜드로 이주한 후 화기를 구입하고 총기 클럽에서 사격을 연습하는 등 장기간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전에 인터넷에서 사원 설계도를 다운로드 받고 알 누어 사원 위로 무인기를 날려 지형과 건물 구조 등을 살피며 도주 경로를 확인하기도 했다.
태런트는 체포된 후 경찰에게 총기 난사 후 사원 두 곳에 불도 지를 계획이었으나 실패한 것이 아쉽다는 말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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