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 사업 뛰어들어 초기 목표액 달성
1조 달성, '키디키디'서 연내 6천억 매출 올려야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유아동복 시장에서 업계 1위인 이랜드리테일이 상반기 론칭한 온라인 플랫폼 '키디키디'로 또 한 번의 '대박'을 꿈꾸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유아동복 시장 수요가 온라인으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키디키디를 통해 유아동복 사업부 매출을 최대 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온라인 아동복 플랫폼서 지갑 여는 부모들...하루 매출만 2억원
26일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 4월 론칭한 아동복 전문 온라인 플랫폼 키디키디는 론칭 100일 만에 누적 매출 50억원을 기록했다. 오픈 당일에만 2억5000만원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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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8.24 hrgu90@newspim.com |
키디키디는 유아동판 '무신사'와 같은 곳이다. 단순 온라인 쇼핑몰이 아닌 큐레이션(고객별 맞춤 추천) 기능을 갖춘 커머스 플랫폼이다. 이랜드리테일의 자체 유아동복 브랜드(PB)를 비롯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수아비' 등까지 총 71개 브랜드가 입점돼 있다.
입점 브랜드 중 외부 브랜드만 현재 60여개까지 늘어났다. PB 브랜드는 플랫폼 운영 취지에 맞다고 판단되는 트렌디한 브랜드만 입점시켰다. 론칭 초기부터 플랫폼의 성장가능성이 입증되자 다양한 브랜드들의 입점 문의가 속출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키디키디 매출 기록은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패션 업계는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물산 등 주요 패션 대기업은 상반기 막대한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 불황'에도 '텐포켓' 효과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텐포켓이란 저출산 기조와 맞물려 생겨난 신조어로 1명의 아이에게 부모는 물론 양가 조부모와 친척, 심지어 부모의 친구까지 대략 10여명이 지갑을 연다는 의미다. 의류 업계에서 텐포켓은 유아동복의 성장성을 강조할 때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014년 2조1100억원에서 2018년 3조82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소비가 주춤하며 드라마틱한 성장은 어렵겠지만, 남녀 성인 의류 대비 시장 축소가 덜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쇼핑이 각광 받는 상황에서 키즈 맘들의 키디키디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졌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키디키디 론칭은 지난해부터 준비했지만, 시기적으로 코로나19와 상황이 맞물려 내부 목표액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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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디키디는 이달 패션업계 최초 '디즈니 전문관'을 오픈했다. [사진=이랜드리테일] 2020.08.24 hrgu90@newspim.com |
◆이랜드, 아동복 사업 전면 개편..."포스트 코로나 대비한 실험"
이랜드리테일은 키디키디 오픈 전 자체 유아동복 브랜드를 개편하는 작업을 거쳤다. 기존 7개 아동복 PB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던 이랜드리테일은 2017년 이랜드월드의 아동복 사업(9개 PB 전개)을 양수하며 현재까지 총 17개 아동복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전개 브랜드 수는 변함이 없지만 3개 브랜드의 오프라인 사업은 지난해 철수했다. 연간 매출 수준이 미미한 브랜드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 입점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 수익성 차원에서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키디키디에 대한 사업 지원은 크게 늘렸다. 이랜드그룹 유통부문 내에서 키디키디를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적합한 중점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담당 본부장과 마케터 또한 이랜드리테일에서 젊은 축에 속하는 30대 인력으로 신규 선임했다.
키디키디 론칭과 동시에 이랜드리테일이 밝힌 아동복 사업 매출 목표는 1억원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아동복 PB 브랜드를 통해 4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온라인 플랫폼 부문 목표 매출이 오프라인을 통한 PB 브랜드 매출액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3차 재확산으로 이랜드리테일의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아동복 전체 시장에서 온라인 매출은 매년 1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아동복 시장에서 현재 4000억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전략적으로 매출 목표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키디키디 매출과 더해서 1조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