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은행 포함 금융포용위원회, 9월부터 정례화
오프라인 점포·ATM 채널 관리 전략 변화 예상돼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금융당국이 지난달 현금자동인출기(ATM) 축소운영 흐름에 대응해 은행권과의 협의 채널을 가동했다. 내달부터는 정기적인 만남을 갖고 대응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당국이 오프라인 점포 뿐 아니라 ATM 폐쇄 자제를 당부하면서 은행들의 채널 운영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금추위) 산하 금융포용위원회에서 7월말 시중은행 채널 관리 담당자들을 만나 협의 채널을 구성하고,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포용위원회에 참여하는 기관은 한은을 포함해 KB국민·우리·신한·하나·NH농협·IBK기업·제일·경남·광주은행 등 시중은행과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 금융결제원 등 1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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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4대 은행(KB국민 우리 신한 하나) 공동 ATM [사진=우리은행] 2020.08.11 lovus23@newspim.com |
금추위는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를 의장으로 금융정보화사업 추진을 위해 구성된 금융권 협의체다. 이 기구는 그간 CD・타행환・전자금융공동망 등 금융공동망 구축과 금융표준 제정 등 과제를 담당했다.
금융포용위원회는 오는 9월부터 주기적으로 만나 각 행별 ATM 운영 현황을 공유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ATM은 공공 인프라적 성격도 있지만 은행의 채널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여타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은 만큼 중장기적인 과제로 보고 단계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한은 관계자는 "금추위 회원들 중 의사를 반영해 포용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도 추가로 참여를 원하면 배석할 수 있도록 해 최대한 많은 은행들의 참여를 유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은은 금융위원회, 은행권과 공조를 통한 ATM 운영개선 종합방안 마련 계획을 밝혔다. 지난 1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하반기 중 금융기관들로부터 ATM 현황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해 내년 DB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은행들이 ATM 설치대수를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이 부진한 탓이다.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ATM의 이용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익이 운영비용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금융포용위원회에 참여하는 A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서비스 이용이 많이 늘고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ATM을 운영하려면 설치 장소를 대여하는 등 여러 비용이 드는데 수수료 대부분을 면제해주고 있어 이익이 나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대 은행은 수수료 절감을 위해 공동 ATM 시범운영을 개시한 바 있다.
일각에선 당국의 재정적 지원에 대한 기대감을 비치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진 않았지만 은행들이 수수료를 지원하고 설치나 기타 운영비용은 당국이 일부 지원하는 내용도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 조절을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달 임원회의에서 "코로나19를 이유로 단기간에 급격히 점포 수를 감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점포 폐쇄로 인해 금융소비자,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초래되지 않도록 은행권과 함께 공동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