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유례없는 긴 장마에 신선식품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밥상 물가가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올 들어 농축산물 가격은 평년 대비 높은 수준으로 오름세를 지속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축산물 도매가격지수는 지난 1월 104.4에서 3월 105.1, 5월 110.5, 7월 114.7로 상승세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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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농산물 가격 동향. [자료=aT] 2020.08.14 hj0308@newspim.com |
이에 유통업계도 신선식품 수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일부 품목의 경우 조달 지역을 넓히며 물량 맞추기에 나섰다.
이마트는 채소류 매입 산지를 경기 지역 등 수도권 인근에서 최근 충남 논산, 경남 밀양 등 전국으로 넓혔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청과 매입 산지를 기존 세 곳에서 올해 다섯 곳으로 늘려 수급 물량 확보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대체 상품으로 가격 안정화에 나섰다. 제철 과일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수입 상품 진열 비율을 늘리고 채소류는 수경 재배 작물류 등을 내놓고 있다.
당장 다음 달인 추석도 문제다. 유통업계는 추석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지만 긴 장마탓에 신선식품 선물세트 가격이 평소보다 높아졌다.
작년에는 이른 추석으로 과일 등 선물세트 가격이 평년 대비 높았고 올해는 장마 영향으로 물량 확보가 어려워져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이마트는 추석을 맞아 사전 예약 전용 상품을 개발하고 주력 세트 물량 사전 비축과 산지 선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등에 중점을 뒀다. 특히 1-2만원대 실속 선물세트 물량을 30% 가량 늘렸고 과일 중저가 세트 물량을 확대했다.
롯데마트는 사전 예약 품목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신선식품을 비롯해 가공식품, 생활용품을 포함해 총 316개 품목에 대해 사전 예약을 진행했다면 올해는 두 배이상 늘린 700여개 상품을 준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마가 길어지면서 신선식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추석 물가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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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 농산매장에서 모델들이 추석 사전예약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13일부터 9월 18일까지 총 37일간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에 돌입한다. [사진=이마트] |
◆배추 1포기 7000원대...평년 가격보다 78.3% ↑
밥상 물가가 치솟으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에 12개월 연속 1%를 밑돌다 올해 1∼3월에는 1%대로 올라섰다. 이후 코로나19 여파가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4월에 다시 0%대 초반으로 떨어졌고 5월엔 마이너스(-0.3%), 6월에는 보합(0.0%)을 나타냈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은 6.4% 상승했다. 긴 장마가 이어지면서 출하량이 줄었고 지난해 작황 호조로 낮은 가격을 유지했던 채소류가 기저효과 영향을 봤기 때문이다. 채소류는 16.3% 오르며 농산물 가격도 4.9% 뛰었다. 축산물은 9.5%, 수산물은 5.2% 각각 상승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가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3일 기준 기준 배추 1포기(상품) 소매가격은 7044으로 평년 가격(3950원)보다는 무려 78.3%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널뛰는 밥상 물가에 정부는 '농산물 수급안정 비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비축물량과 계약재배 물량을 방출, 농축산물 가격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배추·무는 수급 상황에 따라 정부 비축물량과 농협 출하조절시설 비축물량 등을 탄력 방출한다. 필요시 일일 방출량은 50∼100톤이다.
일부 가격 오름세를 보임 채소류는 생산 회복을 지원하고 농협계약재배 물량을 조기 출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장마로 가격이 급등한 시설채소는 대형마트 등에서 할인 행사를 진행해 소비자 부담을 덜 예정이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