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대학 연구진, 환자와 2~5미터 거리서 바이러스 채취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공기 중에 미세한 바이러스 입자가 포함된 '에어로졸'을 통한 코로나19(COVID-19) 감염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권고된 '6피트'(약 183㎝) 이상의 거리에서도 가능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연구진은 코로나19 입원 환자로부터 7~16피트(약 2~5m) 떨어진 지점에서 에어로졸에 포함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생존해 있는 채로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보건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서 권고한 6피트가 훌쩍 넘는 거리다.
에어로졸은 비말이 미립자화 돼 공기 중에 떠 있는 상태를 뜻한다. 미립자 크기는 직경 최대 5마이크로미터(㎛)로 정의된다. 앞서 미립자화 된 비말에 포함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을 일으키는지에 관해 많은 논쟁이 있었으나, 최근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에어로졸 감염을 인정하는 추세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거나 밀집 공간을 피하면 에어로졸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봤다.
지난주 온라인에 공개된 플로리다대 측의 연구 결과는 아직 동료심사를 받지 않는 등 정식 논문으로 채택되지 않았지만 과학자 사이에서 파장을 일으켰다고 NYT는 전했다. 에어로졸 감염을 다시 확인해준 것은 물론, 기존의 6피트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더라도 감염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린지 마 에어로졸 감염 부문 전문가는 "에어로졸에 감염력 있는 바이러스가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에어로졸 감염이 재차 확인됐음을 강조한 뒤 "이것이 에어로졸 감염에 대한 스모킹건(결정적 근거)이 아니라면 무엇이겠냐"고 했다.
일부 전문가는 7~16피트 떨어진 지점에서 채취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양이나 감염력을 유지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공기 중에 부유하고 있는 바이러스를 물리적으로 채취하면 바이러스가 손상될 수밖에 없어 이런 방식으로는 감염력 여부를 판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플로리다대 연구진은 다른 과학자들이 사용한 것과는 다른 채취 방법을 썼다고 NYT는 전했다. 연구진은 수월한 바이러스 채취를 위해 순수 수증기를 활용, 에어로졸 크기를 확대하는 채취 기법을 고안했다. 연구진은 관련 장비를 통해 확대한 에어로졸을 그대로 두지 않고 즉시 염분과 당, 단백질이 풍부하게 포함된 액체 형태로 바꿔 바이러스를 보존했다.
이에 대해 호주 멜버른대학교의 로빈 스코필드 대기 화학자는 "(그들의 채취 기법은) 인상 깊다"며, "아주 영리한 방법"이라고 말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배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디지털 그래픽 [자료= 미국 CD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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