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회장 체제 아래 경영권 승계 작업도 예정대로
기술수출 반환 문제 등 R&D 전략 시험대
[편집자] 이 기사는 8월 13일 오전 07시30분 AI가 분석하는 투자서비스 '뉴스핌 라씨로'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한미약품 신임 회장으로 故 임성기 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한미약품 고문이 추대되면서 향후 그룹의 운영방향 및 승계구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최근 송영숙 한미약품 고문을 신임 한미약품 회장으로 추대했다. 지난 2017년부터 한미약품 고문을 맡아온 송 신임 회장은 임 전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그룹에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미약품은 임성기 전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에게 승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한미약품은 송영숙 회장을 추대했다. 업계에서는 이 역시 임 대표에 대한 승계작업의 일환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신임 회장. [사진=한미약품] |
◆ 변화보다 안정 택한 한미...승계작업도 계속
한미약품그룹은 한미사이언스가 41.3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은 오너 일가가 나눠 갖고 있다.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는 임 전 회장으로 지분 34.27%를 보유했으며 장남인 임 대표가 3.65%,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부사장이 3.55%, 차남인 임종훈 한미약품 부사장이 3.1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송 회장은 1.26%의 지분을 가졌지만 유언장에 법정상속분이 명시되지 않았다면 배우자 1.5에 자녀 1의 비율로 상속이 이뤄져 송 회장이 12.69%의 지분으로 최대 주주로 지배력을 갖게 된다.
이에 송 회장이 최대주주가 되고 임 대표가 경영권을 승계한다는 것이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다. 지분 승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유언장에 임 대표의 지배력을 도울 수 있는 정도의 지분이 상속됐을 가능성도 있다.
어느 쪽이든 한미약품은 송 회장의 지휘하에 임 대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임 대표의 후계는 오래 전부터 예정돼 있어 우려하는 '남매의 난'은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임 대표는 지난 2000년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해 북경한미약품 대표, 한미약품 사장, 한미홀딩스 사장을 지냈으며 지난 2012년부터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맡고 있다.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
◆ 현 경영진 유지에 방점 찍은 송 회장, R&D 전략 시험대
송 신임 회장은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해외파트너와 지속적인 관계증진으로 제약강국을 이루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경영진과 함께 신약개발과 함께 R&D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회사 경영권이 후계자가 아닌 배우자인 송 회장에게 돌아간 만큼 임 전 회장의 유지를 이은 경영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일부를 반환하며 시험대에 올랐다.
이에 송 회장은 기술수출 반환에 대해 리더십을 발휘해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과제를 맡게 됐다.
세부적으로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는 지난 5월 사노피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던 당뇨병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LAPS-Exd4 Analog(에페글레나타이드) 기술반환 의향을 한미약품에 전했고 최종 반환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전까지 한미약품은 총 9건의 기술수출이라는 쾌거를 이뤘지만 이중 4건은 상대방 측에서 계약을 해지했다. 사노피까지 계약 해지가 이뤄지면 총 5건의 계약이 해지되는 것이다.
다만 한미약품은 이달 초 반전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글로벌 제약사 MSD에 8억7000만 달러(약 1조387억 원) 규모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바이오 신약물질을 기술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얀센에 비만과 당뇨를 동시 치료하기 위한 치료 후보물질로 기술수출 계약을 했다 해지 당했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적응증을 수정해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인 MSD와 계약 체결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기존 경영진과 함께 하는 송 회장 체제에서는 MSD와의 기술수출 계약처럼 신약개발 R&D에 지속적으로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비만당뇨 치료신약으로 개발되던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포함한 대사성 질환 치료제로 확대 개발할 가능성을 인정받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신약개발 영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실패가 새로운 혁신을 창출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권 대표이사는 "임성기 전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신약개발을 위한 R&D를 중단없이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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