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대만 외교수장이 미국-대만 단교 40년 만에 처음으로 대만을 방문한 미국 최고위급 당국자 앞에서 중국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에 나선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이 "중국이 대만을 또 다른 홍콩으로 만들려 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공동 기자회견하는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왼쪽)과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중국이 대만을 또 다른 홍콩으로 만들기 위한 정치적 조건들을 강요하면서 우리의 삶이 더욱 힘들어졌다"면서도 "다행히도 미국과 같은 좋은 친구들과 에이자 장관과 같은 열정적 미국인들이 국제사회에서 대만이 마주하는 싸움에서 항상 우리를 지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우 부장은 이어 "이는 대만의 지위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다. 이는 독재주의의 침략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속하는 문제다. 민주주의의 승리를 위해 대만은 이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대 미국 강대강 구도를 강조하면서 대만이 미국이 이끄는 민주 진영에 있음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셈이다.
이에 에이자 장관은 "미국은 세계 무대에서 대만의 성과가 인정돼야 한다고 믿는다. 대만은 국제 포럼에서 이러한 교훈과 세계 최고의 전문성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이러한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에이자 장관은 중국 관련 언급은 피하며 표면적으로 코로나19(COVID-19)와 관련해 대만과의 협력을 강조했지만, 중국이 반대하는 대만의 WHO 옵서버 자격 부활 등을 언급했다.
그는 "팬데믹 위기뿐 아니라 모든 시기에 국제기구는 정치가 개입돼서는 안 되며 공중보건 관련 사안은 더욱 그렇다"며 "건설적이고 공개적인 대화와 협력의 장이 필요하며, 대만은 개방의 정신으로 팬데믹에 성공적으로 대응했고 미국은 대만의 그러한 성과를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에이자 장관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에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보내는 강력한 지지와 우정의 메시지를 전달하게 돼 영광"이라며 "대만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한 국가 중 한 곳으로, 이는 대만 사회와 문화의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민주적 특징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에이자 장관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미국과 대만 간 공식 활동은 어떤 형태이든 단호히 반대한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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