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적자…올해 최대 2000억 적자
제주항공 국제선 연간 4분의1토막…하반기 유동성 '우려'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적자폭만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를 만회하겠다며 국내선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운임경쟁이 벌어지며 5분기 연속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제선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적자탈출은 사실상 어렵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LCC들은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각각 643억원, 541억원 영업적자로 작년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 [사진=뉴스핌DB] |
앞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제주항공 역시 836억원 영업적자로 5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하반기 전체적으로 봐도 이런 기조가 쉽게 나아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LCC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제선 수요가 언제 살아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다. 코로나19 백신이 본격적으로 보급돼야 항공사 실적 개선이 가능한데, 현재로서는 그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국내 LCC 1위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 1조3840억원 가운데 국제선 여객이 1조원 이상을 기록했지만 올해 2000억원 수준으로 4분의 1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 이후 국제선이 마비된 점을 감안하면 전망치는 더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제주항공은 1분기만 해도 1600억원 이상 국제 여객 매출을 기록했지만 2분기부터 본격적인 코로나19 영향으로 국제여객 매출이 100억원 미만으로 줄어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CC들이 코로나19 사태를 버틸 방안으로 들고 나온 국내선 확대가 이익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선 여객수는 494만646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90.3%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유류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가 많이 드는 항공업 특성상 운항거리가 짧은 국내선에서 이익을 거두기 힘들다. 여기에 한정된 노선에서 여러 항공사들이 저가 운임 경쟁을 벌이며 이익률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 LCC들은 최대 2000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제주항공이 2124억원으로 가장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되고,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각각 1557억원, 1363억원의 영업적자가 전망된다.
올해 LCC들이 사상 최대 적자폭을 키우면서 유동성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12일부터 유상증자 청약을 앞두고 있지만 업황 불확실성에 흥행이 불확실하다. 티웨이항공 역시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가 유증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유상증자가 불발된 바 있다. 다만 진에어는 대주주인 한진칼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거란 기대감으로 인해 유동성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이스타항공발 국적 LCC들의 구조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회사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