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첫째주 신흥국 환율 변동성, 3월 투매 이후 최대폭 ↑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트럼프(Trump)','무역(Trade)','터키(Turkey)' 등 영문 앞글자가 'T'로 시작하는 이른바 '3T' 요인이 신흥국 금융시장에 위험이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미국 동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주 5거래일 동안의 신흥국 환율 변동성이 지난 3월 투매 양상 이후 최대폭으로 커지는 등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한 8월'의 격언에 들어맞는 움직임을 보였다면서, 이 같은 신흥국 불안 요인에 대한 분석을 소개했다.
미국 달러화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첫 번째 위험 요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서 그는 경기부양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이는 예산 편성권을 가진 의회를 무시한 행동이어서 폭넓은 부양안을 둘러싼 야당 민주당 측과의 대화를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부다비커머셜뱅크 PJSC의 루치아노 자넬리 투자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과 관련, "의회가 단독으로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향후 3~4개월 동안의 수요를 유지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논평했다.
두 번째 위험 요인인 무역도 우려스러운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오는 15일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 평가 회의에서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과 위챗 등 중국 애플리케이션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려 지난 7일 신흥국 주가·채권·통화 가치에 압박을 가했다.
세 번째 위험 요인인 터키의 경우, 지난주 리라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며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앞서 터키 당국은 수개월간 리라화 가치 폭락을 억제하던 외환시장 개입에서 한발 물러나면서 시장 제한 조치 일부를 완화했다. 앞서 7일 터키 규제당국은 터키 기관들의 외국 금융회사에 대한 외환 판매에 관한 세금 면제를 발표했다. 또 이스탄불 증권거래소는 주가지수 연동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도입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유동성이 부족한 8월을 맞이한 가운데, 리라 가치의 큰 변동성은 코로나19(COVID-19)발 새로운 '하락 도미노'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워 신흥국 하이일드(고수익) 채권시장 전반에 걸쳐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주 터키 리라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 대비 4.2% 급락해 신흥국 통화 가운데 주간 낙폭이 가장 컸다. MSCI 신흥시장 주가지수는 지난 7일 급락하며 주간 상승폭이 1%로 제한됐다. 블룸버그와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집계하는 로컬(현지)통화 표시 신흥국 채권가격은 7주 만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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