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엔 IPTV·커머스·데이터센터 사업이 '효자'
투자 늘렸지만 정부안 미달…"가이던스 지키며 투자할 것"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2분기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비대면(언택트·Untact) 트렌드'의 수혜를 받으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족(族)'이 늘면서 인터넷(IP)TV 가입자 상승폭이 두드러졌고, 전자상거래 등이 활발해진 덕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네트워크 구축 속도가 지연되면서 정부가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세운 4조원의 상반기 조기 투자 계획 달성에는 실패했다.
◆무선사업 주춤할 때…이통3사 신성장사업 '두각'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LG유플러스는 지난 2018년 11월 넷플릭스 파트너십 단독 계약을 체결하고 자사 IPTV인 'U+tv'를 통해 관련 콘텐츠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사진=LG유플러스] 2020.03.05 nanana@newspim.com |
7일 마무리된 이통3사의 2분기 실적발표를 종합하면 주 매출처인 무선사업보다 IPTV, 이커머스, B2B 등 신성장사업에서 더 큰 매출 성장폭을 기록하면서 이통3사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로나19 확산 초반이었던 지난 1분기부터 나타난 이 같은 흐름은 2분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되면서 더 강화됐다.
SK텔레콤은 미디어, 보안, 커머스를 담당하는 뉴 비즈(New Biz.) 사업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늘어난 데 힘입어 11.4%의 영업이익 증가폭을 달성했다. KT도 2분기 AI·DX사업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상승했는데, 이는 KT 주요사업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가장 두드러진 성장은 LG유플러스에서 나타났다. LG유플러스의 스마트홈 부문 매출은 VOD수익과 광고수익 감소에도 2분기 IPTV 순증 가입자가 13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2.3% 늘어나면서 매출 성장폭이 12.5%에 달했다.
다만 이통3사 모두 무선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한 자리 수 규모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로 로밍 수익에 타격을 입었고 스마트폰 유통시장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2분기 SK텔레콤의 무선사업 매출 증가폭은 3.2% 늘었고, LG유플러스의 모바일 서비스 매출은 4.9% 늘어나는 데 그쳤다. KT의 경우 무선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6% 성장하며 성장률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반기 이통사 누적투자액 3.4조…"코로나에도 노력했지만" 정부 목표치엔 미달
반면 지난 3월 과기정통부 장관이 이통3사 대표를 만나 직접 요청한 상반기 4조원 투자 목표에는 약 5600억원 미달했다. 정부가 코로나19로 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애초 비현실적인 금액을 설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통3사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네트워크 설비 구축이 어려웠음에도 당초 계획을 크게 웃도는 투자를 집행했다는 설명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전국적인 이동제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따른 건물주의 외부 인원 출입 제한, 통제 조치와 같은 어려움에도 당초 계획했던 2조7000억원을 7000억원 이상 상회하는 투자를 집행했다"고 자평했다.
향후 투자계획에 대해서도 정부와 이통3사간 온도차를 드러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뉴딜의 핵심 인프라인 5G망 조기 구축을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이통3사가 24조5000억~25조7000억원의 유무선 통신인프라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통3사의 컨퍼런스콜에서도 투자 확대와 관련된 질문이 이어졌지만, 각 사는 기존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크게 웃도는 투자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윤경근 KT CFO는 "연간 설비투자비용(CAPEX) 가이던스인 3조1000억원 내에서 효율적인 집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혁주 LG유플러스 CFO는 "올해 설비투자비용 가이던스인 2조5000억원 수준에서 특별히 벗어나지 않게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이후 설비투자, 특히 네트워크 투자도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고, 구성철 LG유플러스 기업기획담당도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과 관련해서 소폭의 투자 들어가지만 제시한 투자 가이던스 내에서 소화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전날(6일) 윤풍영 SK텔레콤 CFO도 "전체 규모의 설비투자비용은 지난해 대비 5G 이외의 네트워크 설비투자를 대폭 절감해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전체 대비 5G 투자비중은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전체 투자규모는 줄이되 5G 투자비중만 늘리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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