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g 단위 소액투자 가능 '개인투자자 인기'
골드만삭스 "1년내 온스당 2000불 돌파할 듯"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인 금의 몸값이 치솟자 관련 투자상품인 골드뱅킹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 실물을 지닐 필요도 없고 작은 단위로도 거래가 가능해 개인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끌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글로벌 IB업계는 금값의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어 골드뱅킹의 인기도 지속될 전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7월 신한, 우리, KB국민은행이 운영하는 골드뱅킹 잔액은 6228억원으로 한달만에 783억원이 늘었다.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되자 극심한 유동성 고갈로 골드뱅킹 잔액이 200억원 상당이 빠져나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본사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최근 국제 금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와 미중 갈등 속 2011년 기록한 온스당 1921.17달러(약230만원)를 넘어서며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20.07.29 dlsgur9757@newspim.com |
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상품인 '골드리슈'는 올초 15만 계좌였지만 7월 29일 현재 15만4595계좌로 약 5000계좌 늘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골드뱅킹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금값이 최고가를 찍으면서 재테크 수단으로 골드뱅킹 뿐 아니라 금 관련 펀드 등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골드뱅킹은 지난 2003년 시중은행들도 금과 관련된 상품을 사고팔 수 있게 되면서부터 운용되기 시작했으며 금의 국제시세 차익을 이용한 투자상품이다. 고객이 돈을 입금하면 당시 시세, 환율에 따라 그램(g)으로 표기되고, 나중에 고객이 출금을 원할 경우 은행은 그때의 시세와 환율을 반영해 현금을 지급한다. 투자자는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한다.
골드뱅킹은 0.01g 단위로 거래되기 때문에 투자 진입장벽이 다른 상품에 비해 낮은 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골드바는 기본적으로 수백만원이기 때문에 자산가가 아니면 거래가 쉽지않다. 반면 골드뱅킹은 실물거래 없어도 되고 만원 단위로도 거래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금값의 추가 상승이 예측되면서 골드뱅킹에 대한 관심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9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970.7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향후 2000달러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주요국 정부의 유동성 대량 공급으로 약달러 기조와 인플레이션 상승이 예측되는 한편, 코로나 시대에서 최후의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위상은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와 시티은행은 마이너스 실질금리, 달러약세, 미중 갈등 심화 등 강세요인이 동시에 작용할 경 금 선물가격이 온스당 20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골드만삭스는 1년 후 금 가격 전망을 온스당 23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 금융센터는 "최근 급등에 따른 피로도가 누적된 데다 보석류 및 장신구 관련 실물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 일부에서 단기적으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 제시되고 있다"면서도 "중기적으로는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등을 배경으로 금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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