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집중호우 뚜렷...여름 홍수, 봄·가을 가뭄 '양극화'
한방에 1030mm 폭우 가능...일강수량 최대치 35% 증가
기온 1도 올라가면 사망 위험 5% 상승...각종 질환 증가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온난화로 인해 여름철 강수 집중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여름철 홍수나 봄·가을 가뭄 등 각종 기상재해 심해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일정 기간 특정 지역에 내릴 수 있는 최대 강수량은 1030.1mm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반도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열사병, 열탈진, 열피로 등 온열질환은 물론 각종 식중독, 신장질환, 정신질환 환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경우 기온이 1도 오르면 사망 위험이 5% 증가하고, 폭염에는 8%까지 높아진다.
◆ 여름철 집중호우 경향 가속...한방에 1030mm 폭우 가능
31일 기상청과 환경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1912년부터 2017년 동안 여름철 강수량은 10년마다 11.6mm씩 증가했다. 반면 가을과 봄철 강수량은 10년마다 각각 3.9mm, 1.9mm 증가해 변화 폭이 크지 않았고, 겨울철은 오히려 0.9mm 감소했다.
자료 사진 [사진=뉴스핌DB] 2020.07.24 pangbin@newspim.com |
문제는 단기간 많은 양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집중호우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정 기간 특정 지역에 내릴 수 있는 최대 강수량을 의미하는 가능최대강수량은 2013년까지 915.5mm였지만, 2100년에는 1030.1mm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집중호우 빈도와 강도는 1990년 중반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다.
실제 지난달 30일 오후 3시 기준 강릉에는 하루에만 206mm의 폭우가 퍼부었다. 강릉 관측을 시작한 1911년 이후 6월 일강수량 역대 최고 수치다. 같은 날 속초에도 175.9mm가 내리면서 1968년 이후 최다 6월 일강수량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런 추세는 향후 80년 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학계는 2040년 일강수량 최대치는 14%까지 늘어나고, 2070년이 되면 28%, 2100년에는 35%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여름에는 홍수가, 봄·가을에는 가뭄이 기승을 부리는 양극화 현상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강 권역은 홍수 발생 빈도와 가뭄 강도가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2080년에는 한반도 전역이 가뭄에 취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24일 새벽 시간당 40~50mm의 물폭탄이 쏟아진 경북 울진군 북면 내평들이 불어난 물에 잠겨있다. 2020.07.24 nulcheon@newspim.com |
박태원 전남대 교수는 "여름철 50mm 이상 집중호우 일수는 계속해서 늘어나 비가 여름에 몰리고 있다"며 "봄·가을 가뭄은 심해지고 있어 계절별로 홍수와 가뭄이 모두 심해지는 재해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폭염 사망률 8%...식중독 발생건수 42%까지 높아질 듯
온난화로 한반도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각종 건강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기온이 1도 오르면 사망 위험은 5% 증가한다. 폭염 시기 사망 위험은 8%까지 증가한다. 75세 이상 인구와 만성질환자 사망 위험은 더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식중독 발생건수는 대폭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기온이 1도 상승할 경우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 발생 건수는 47.8%, 장염비브리오에 의한 식중독 발생 건수는 19.2%, 황색포도상구균으로 인한 식중독 발생 건수는 5.1%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90년 식중독 발생건수는 2002년에서 2012년까지에 비해 42%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프랑스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 =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에서는 폭염으로 석양도 이글거린다. 2020.06.25 007@newspim.com |
고온현상이 지속되면 쯔쯔가무시부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 삼일열 말라리아 환자도 증가한다. 하루 최고기온이 1도 상승하면 다음 주 모기 성체 개체수는 27% 증가한다는 예언도 제시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건강 영향은 열사병, 열탈진, 열피로 등 온열질환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신장질환, 심뇌혈관질환, 정신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반도 폭염 발생 빈도·강도·지속성은 1970년대 이후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역대급 폭염이 자주 발생하고, 한번 시작된 무더위는 장기간 지속된다는 것이다.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가정 아래 한반도 평균기온은 21세기 말(2081~2100년) 4.7도 증가하고, 폭염일수는 35.5일까지 증가할 것이란 게 학계 중론이다. 한국은 1912년부터 2017년까지 105년 동안 약 1.8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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