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개인 순매수 종목 1위..외인은 1905억원 매도
"SK하이닉스, 저점매수 적기로 판단"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가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SK하이닉스 대거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보다 2.52%(2100원) 상승한 8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SK하이닉스의 주가는 8만원 중반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며 횡보 중이다. 지난 3월 코로나19 급락장 당시 기록한 연저점에서 23.6% 회복했지만, 연초 대비 11.01% 하락한 상태다.
SK하이닉스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 금융] |
이처럼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1일부터 30일까지 7349억원어치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개인 순매수 1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 주식 1905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개인 순매수 2위 종목에 해당하는 SK바이오팜(6479억원) 보다도 약 870억원 많은 규모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의 이 같은 매수 행보는 SK하이닉스가 디램(DRAM) 가격 하락 및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3분기 바닥을 다진 뒤 이르면 4분기부터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판단, 저점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6065억원, 1조946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3.4%, 205.3% 증가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시장이 예상한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 수준이었다. 서버 디램과 SSD(기억보조장치)의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 3분기 미중 갈등과 서버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이전 전망에 비해서 부진할 것"이라며 "이는 서버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물량 반등을 기대했던 모바일은 화웨이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과 미중 갈등 고조 등으로 인해 하반기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먼저 서버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고 있어 올 3분기 서버 디램 가격이 5%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3분기 조정 구간을 거친 뒤 4분기부터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 하반기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PS5)'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시리즈X' 등 신규 게임 컨솔과 인텔의 서버용 아이스레이크 CPU가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 모바일 부문에서도 하반기에 견조한 수요가 점쳐지고 있다.
이 연구원은 "3분기에는 실적이 소폭 감소하고, 4분기에는 신규 아이폰 제품 수요에 힘입어 실적이 재차 개선될 것"이라며 "3분기가 마지막 주가 조정 구간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 1.0배로 역사적 저점 수준에 임박했다"며 "4분기 디램 가격 하락폭 축소와 실적 저점을 의식한 매수 적기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