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적자, SK이노 4329억‧에쓰오일 3587억…현대는 '186억'
현대오일뱅크 고도화율 국내 최고인 41.1%
"초중질유 처리 확대로 수익성 개선…연간 흑자도 노려볼 만"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현대오일뱅크가 정유사 최고 수준의 고도화율 덕에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30일 자회사 현대오일뱅크가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 13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2조55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했다. 순손실은 163억원이다.
현대오일뱅크 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
현대오일뱅크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고도화 설비 투자를 집중 추진해 왔다"면서 "국내 최고의 설비 경쟁력을 바탕으로 초중질 원유 최대 투입, 고마진 제품(경유‧초저유황 선박유 등) 생산 증대를 통해 2분기에 수익 개선을 이뤘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초중질 원유 처리량 증대와 탈황성비 증설이 완료 등이 경쟁력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중질원유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황 등 불순물이 많아 정제하기 까다롭다. 현대오일뱅크는 2분기에 초중질원유 투입 비중을 2014년 9.1%에서 올해 2분기 33%까지 확대해 원가를 절감했다. 같은 기간 1.4%에서 6.3%로 향상된 정유업계 평균보다 5배 가량 높은 수치다.
현대오일뱅크는 1분기에도 경쟁사와 비교해 절반 수준인 563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이번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 이는 증권업계의 전망치(영업손실 약 700억원)도 웃도는 실적이다.
반면 전날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1조7751억원, 2분기 43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에쓰오일도 1분기 1조70억원, 2분기 1643억원의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현대오일뱅크는 흑자전환한 비결로 '정유사업'의 선방을 꼽았다. 현대오일뱅크는 "뛰어난 설비 경쟁력과 유연한 설비 운영으로 본업인 정유업에서 손실을 최소화했다"면서 "경쟁사가 정유업에서 기록한 대규모의 적자를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사업에서 일부 보전한 것과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자신했다.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은 국내 최고인 41.1%다. 이를 통해 저렴한 초중질유 등을 경유로 탈바꿈시키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 실제로 현대오일뱅크의 2분기 실적에서 정유사업은 매출액 2조1086억원에 영업손실 186억원에 그쳤고 2분기 흑자전환에 가장 주효했던 부분이다.
SK이노베이션이 매출액 4조5177억원에 영업손실 4329억원, 에쓰오일이 매출액 2조5915억원에 영업손실 3587억원을 기록해 전체 적자를 이끈 것과 대조된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연도별 초중질유 투입비율 [사진=현대오일뱅크] 2020.07.30 yunyun@newspim.com |
현대오일뱅크는 "정기보수기간 중 하루 2만 배럴 규모의 탈황설비 증설작업을 완료해 초중질원유 추가 투입이 가능해졌다"면서 "초중질원유 투입 비중을 3분기 36.1%, 4분기 37.5%(하루당 16만 배럴)로 증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경유제품과 초저유황 선박유 등 고마진 제품 비중도 늘렸다. 현대오일뱅크는 "상대적으로 마진이 양호한 경유제품 비중을 1분기 38%에서 2분기 47%로 늘려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세웠다. 현대오일뱅크는 "하반기에는 초중질원유의 경제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석유제품 시황이 개선되면 연간 흑자전환도 노려볼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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