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영국 의회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을 기회로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더 강경한 대(對)중국 조치들을 취할 것을 압박할 것이란 소식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이틀간 일정으로 런던을 방문해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과 존슨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그는 코로나19(COVID-19) 경제 회복 계획, 중국과 홍콩 사안, 미·영 자유무역협정 협상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도착해 로버트 우드 존슨 주영 미국대사와 주먹으로 인사하고 있다. 2020.07.20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폼페이오 장관이 존슨 총리와 만나기 전에 의원들과 먼저 회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비록 폼페이오 장관은 영국에 더한 조치를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대중 강경파 의원들이 더한 조치를 취하게 존슨 총리를 설득해줄 것을 폼페이오 장관에게 요청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영국은 5G 이동통신 사업에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참여를 배제하고,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강행에 대해서는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조약 중단과 무기 수출 금지를 발표하는 등 여러 대응 조치를 취했지만 미국처럼 홍콩 보안법 제정에 책임이 있는 중국 정부 인사와 기업인에 대한 입국 금지 등 구체적인 제재를 부과하진 않았다.
영국 하원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존슨 총리의 친정인 보수당에서조차 영국 정부의 조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과 만나는 토비아스 엘우드 보수당 하원의원은 이날 의회에 "우리는 수십년 동안 중국의 민주주의 결핍, 인권 침해를 외면해왔다. 중국이 세계적이고 책임감 있는 국제사회의 시민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그런 일은 분명히 일어나지 않았다"며 "영국은 중국과 관련해 우리 외교정책의 전략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권 보수당에서조차 대중 강경 조치가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영국 정부는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경제가 중국의 보복으로 더 악화할까 우려하고 있다. 라브 외무장관은 홍콩 범죄인 인도조약 중단 등 조치를 발표하면서 "우리는 중국이 대응할 거로 예상한다"며 "우리는 굽히지 않을 것이지만 긍정적인 면을 찾되, 우리의 경제 회복과 안보, 우리의 가치관 측면에서 대응에 대비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언 던컨 스미스 전 보수당 당수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폼페이오 장관과 만남에서 '틱톡'(TikTok)을 거론할 것이라며, "나는 미국의 국무장관에게 미국이 영국과 함께 인권과 산업유린을 일삼는 중국을 배척함으로써 자유세계로 함께 이끌 수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틱톡은 중국계 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의 모바일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최근 틱톡은 영국에 글로벌 본사를 마련하는 계획을 영국 당국과 협의 중인데, 지난 주말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 측이 최근의 '광범위한 지정학적 맥락'을 이유로 글로벌 본사 설치 협의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 CNBC 등 외신은 틱톡이 영국 정부와 협의 중에 있다고 해 논의가 중단된 것인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스미스 전 보수당 당수의 인터뷰 발언은 틱톡이 영국 정부와 아직 협의 중에 있다는 데 무게가 더 실린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21일 영국을 방문하고 22일 덴마크에 들려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와 여러 장관들과 만나 코로나19 사태, 중국 사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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