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여야 대표 만나 "앞으로 적극 소통하겠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16일 21대 국회 개원연설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각 정당의 상징색을 넣은 '4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협치'를 당부했다. 그는 30여분에 걸친 연설에서 '국회'라는 단어를 57차례나 사용하며 국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21대 국회의원 임기 시작 48일 만인 이날 개원연설에 나선 문 대통령은 남색 바탕에 파랑, 분홍, 노랑, 주황색의 줄이 새겨진 넥타이를 맸다. 이들 색상은 각각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정의당, 국민의당을 상징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21대 국회 개원연설시 착용한 넥타이. 각 당 상징인 파랑, 분홍, 노랑, 주황색으로 디자인됐다. [사진 = 청와대] |
청와대는 "각 당의 상징이 한 넥타이에 조화롭게 디자인된 것으로 협치를 의미한다"며 "여야가 하나로 똘똘 뭉쳐 코로나19로 인한 민생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21대 국회가 되기를 바라는 여망을 담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금까지의 진통을 모두 털어내고, 함께 성찰하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1대 국회가 출발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며 "21대 국회는 대결과 적대의 정치를 청산하고 반드시 새로운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국회다. 대규모 국가발전 전략인 한국판 뉴딜, 권력기관 개혁과 부동산 대책 등 주요 현안 처리를 위해 국회의 초당적인 협력·협치를 당부하는 데 중점을 뒀다.
'경제'는 28번, '뉴딜'은 16번, '선도'는 13번, '코로나'는 11번, '극복'은 10번 언급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한국형 뉴딜로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선도국가로 만들겠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문 대통령의 역점 과제인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서는 '평화'가 13번, '남북'이 8번 거론됐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지진 않고, 국회가 역대 남북정상회담 성과 제도화 등 남북 신뢰 기반을 구축해줄 것을 당부했다.
'민생'과 '부동산'은 4번, '공정경제'는 2번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민생과 공정경제에 대한 국민의 요구에 국회와 정부가 시급히 답해야 한다"며 "최고의 입법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 후 박병석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과 가진 환담회에서 "협치는 너무 절실하다"며 "(국회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또 특별한 형식을 가리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협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통합당은 문 대통령의 협치 메시지에 완전히 응하지는 않았다. 개원식에 참석한 일부 의원들은 가슴에 '민주당 갑질 민주주의 붕괴 규탄'이라고 적힌 리본을 달았고, 항의의 뜻에서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 도중 '협치'를 언급하자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환담회를 마치고 국회 본청 정문을 빠져나올 때는 한 중년 남성이 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지는 소동도 벌어졌다. 이 남성은 "가짜 인권주의자 문재인", "빨갱이 문재인은 자유 대한민국을 떠나라"고 외치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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