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전남 고흥의 중형병원에서 화재로 30명의 사상자(사망 2명·부상 28명)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감식반을 투입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10일 고흥경찰서와 전남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고흥 윤호21병원의 정확한 화재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10일 오전 3시 42분께 전남 고흥군 윤호21병원에서 불이나 2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불이난 병원 건물에서 고가사다리를 이용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독자 제공] 2020.07.10 kh10890@newspim.com |
이 화재로 입원 중이던 70대 여성 환자 2명이 각각 2층 창과 3층 계단창 후면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부상자는 모두 28명으로 이 가운데 중상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당초 소방당국은 병원으로 이송한 56명을 모두 부상자로 집계했다가 단순 이송으로 확인된 28명을 부상자 숫자에서 제외했다.
부상자 대부분은 연기 흡입으로 인한 부상이지만 일부는 화상 환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고흥병원과 녹동현대병원 등 인근 병원 5곳으로 분산 이송됐고, 생명이 위독한 일부는 광주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이송 중이다.
화재 당시 병원에는 입원환자 69명, 의료진 7명, 보호자 10명 등 총 86명이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0일 오전 3시 42분께 전남 고흥군 윤호21병원에서 불이나 2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사진=독자 제공] 2020.07.10 kh10890@newspim.com |
이 가운데 20명은 자력으로 병원 밖으로 빠져나왔지만 나머지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옥상 등으로 피신한 뒤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사다리차와 복식사다리로 41명이 구조됐고, 19명이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왔다.
구조에는 이사 업체 사다리차까지 동원돼 6명이 구조됐다.
불은 이날 오전 3시 42분께 1층 내과와 정형외과 사이에서 시작됐다고 목격자는 전했다.
자동 화재 탐지기의 비상벨이 울리며 병원 직원과 간호사 등이 환자를 대피시켰지만 새벽 시간에 불이 나 순식간에 연기가 퍼지면서 노인 등 환자들이 제때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병원은 스프링클러 설치대상이 아니어서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층에서 불이 나 연기가 올라가면서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으로 출동한 소방대는 인명 구조를 우선해 실시하면서 불을 완전히 진화하는 데 2시간 30여분이 걸렸다.
소방당국은 이를 위해 450여 명의 인원과 소방차 등 35대의 장비를 동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 감식과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윤호21병원은 지하 1층 지상 7층 높이, 연면적 3210.6㎡ 규모로 26실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중형 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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