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핵심사업, 박 시장 사망으로 향후 방향에 관심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박원순 시장이 사망하면서 그간 추진됐던 서울시 핵심 정책의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새 시장을 뽑는 내년 보궐선거까지 남은 기간은 9개월여. 인구 1000만 수도 서울의 시정은 서정협 부시장이 맡게 됐다. 선출직인 서울시장에 비해 권한이 약한 임명직인 점을 감안하면 기존 서울시 정책을 유지할 전망이다.
그간 주목 받아온 박원순 시장의 추진 정책은 ▲그린벨트 해제를 대신한 공공주택공급 ▲송현동 부지 숲공원 조성 ▲전국민 고용보험 등이다. 여기에 새 광화문광장 조성 등 이전부터 진행해온 굵직한 사업도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2020년 대시민 신년 업무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1.22 dlsgur9757@newspim.com |
그린벨트의 경우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6일 "그린벨트 해제는 없다"고 못을 박으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문재인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기조에 따라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그린벨트는 미래 세대를 위한 보물"이라며 "서울시 기본 철학에 해당하는 그린벨트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대신 박 시장은 서울시내 역세권 부지들을 시가 사들여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박 시장은 임기가 끝날 무렵 공공임대주택 40만가구를 갖추리라고 내다봤다. 서울 전체 주택(380만 가구)의 1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박원순 시장은 시가 부지를 사들여 주택을 공급해야 실수요자들이 안심할 수 있다며 임기 내내 이 정책을 강조했다.
송현동 숲공원 조성은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역대 서울시장에 제안했던 사업으로 최근 급물살을 탔다. 3만7000㎥의 서울 송현동 부지를 소유한 대한항공이 보상가가 너무 싸다며 논란이 된 사업이기도 하다. 숲공원 조성이 비효율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찬성 의견도 있다. 이래저래 관심이 뜨거웠던 만큼 추진동력인 박 시장이 사망한 뒤 추진 여부가 관심사다.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현재는 폐쇄된 박원순 시장의 페이스북에 올라왔던 그림. 전국민 고용보험(오른쪽)을 적용해야 국민복지가 가능하다며 두 비교그림을 올렸다. 2020.07.10 starzooboo@newspim.com |
전국민 고용보험은 코로나19 사태로 기본소득과 맞물려 이슈가 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본소득을 주장한 것과 달리 박원순 시장은 전국민 고용보험을 밀어붙였다. 이 지사의 경우 "코로나 사태로 전국민에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이라는 일시적 기본소득의 효력이 증명됐다"고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달 페이스북에 상자를 밝고 올라간 사람들 그림을 올리고 두 제도를 비교했다. 박 시장은 "재난은 취약한 계층에 먼저 오며 마땅히 더 큰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지원과 도움을 줘야한다"고 설명했다. 지원을 하더라도 국민 소득수준에 맞춰야 효과를 본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광화문 확장도 서울시 중점사업 중 하나다. 세종대로 10차로를 6차로로 대폭 줄이는 대신 2만4600㎡ 규모의 시민광장을 새로 조성하는 등 현재 1만8840㎡의 광화문광장을 6만9300㎡로 3.7배 확장하는 내용이다. 광역철도사업과 연계,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지만 차로감소 우려와 광장의 시위 악용 등 우려도 적잖다. 보행로 확장을 둘러싸고 행정안전부와 갈등도 빚어졌다. 결국 서울시는 올해 2월 사직로의 현재 노선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광화문광장 조성 방향을 일부 수정했다.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새로 조성될 광화문광장 조감도 [사진=서울시] 2020.07.10 starzooboo@newspim.com |
이 밖에도 박원순 시장은 시민 복지와 환경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추진해 왔다. 지난 1월 22일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열린 업무보고에서는 ▲혁신창업 지원 ▲청년출발 지원 ▲신혼부부 주거지원 ▲초등돌봄 키움센터 설치 등 고용과 복지 핵심 4개 추진정책을 발표했다. 실종 하루 전인 8일에는 휘발유, 경유 등 화석연료 차량의 퇴출과 태양광 발전 확대 등을 담은 2조6000억원 규모의 서울시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10일 오전0시경 서울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전날 오후 5시17분경 "아버지가 이상한 말을 남기고 나간 뒤 5시간가량 연락두절 중"이라는 박 시장 딸의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섰다. 박 시장의 장례는 서울시장장으로 5일간 치러지며 발인은 13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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