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11월 대선 전까지 납세자료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이 자신의 납세자료를 뉴욕 검찰에 제출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자신은 '정치적 피해자'(political victim)라고 주장했다. 한편, 워싱턴 연방항소법원은 헌법의 보수 규정 위반에 관한 소송에서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 등에 발부된 소환장을 일시 보류한다고 판시했다.
미국 연방대법원 앞에서 킥보드 타는 아이들. 2020.03.17.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연방 대법원은 뉴욕 검찰이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자료 및 금융 거래 내역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다만, 지난 1년 동안 미 의회가 요청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및 금융 기록 제출에 대해서는 당장은 볼 수 없게 했다.
앞서 미 하원과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금융거래 내역 등을 제출하라는 내용의 소환장을 발부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정보 보호와 "현직 대통령은 어떠한 형사적 절차에 놓일 수 없다"는 근거를 제시하며 소환장 효력을 없애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초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서의 1심과 그 다음 달 뉴욕 맨해튼 제2 연방항소법원에서 진행된 2심 모두 트럼프 대통령 측 회계법인 '마자스(Mazars) USA'가 납세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상고했지만 이날 연방 대법원도 뉴욕 검찰의 손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자료 제출 공방은 지난 2016년 대선 전,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등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여성들을 입막음하기 위해 거액을 지불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그룹이 관여했고, 이는 연방 선거자금법 위반 의혹 수사로 이어진 것이다.
이날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기소"이고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트윗했다. 이전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이 자신의 선거 캠페인에 스파이 활동을 했고, 걸렸지만 검찰은 이들을 기소하지 않았다면서 3년간 지속된 자신에 대한 '러시아 스캔들' 특별검사팀 "거짓"(Hoax) 수사도 실패했다고 부연했다.
CNN은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뉴욕 검찰이 11월 대선 전에 납세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하급심으로 되돌려 보내야 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절차가 11월 대선 이후까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같은 날 워싱턴 연방항소법원은 트럼프 그룹 등에 발부된 소환장을 보류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워싱턴D.C과 메릴랜드주 연방지방법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수 규정 위헌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데, 두 지역 검찰은 트럼프 그룹은 물론, 트럼프 기업과 거래한 경쟁사와 정부 기관들의 금융 정보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이날 워싱턴 연방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면서, 검찰은 11월 대선 이전에는 금융정보를 볼 수 없게 됐다.
헌법에 보수 규정은 행정부 내 공무원이나 기관은 의회의 동의 없이 외국이나 외국 정부 관리 등으로부터 어떠한 선물이나 보수, 사무실 등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반(反)부패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동의 없이 백악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자신이 소유한 호텔에 외국 정부 관리와 기업 인사들을 초청하는 등 보수 규정 위헌 의혹이 불거졌었다. 미국민의 세금을 자신의 개인 사업에 썼다는 비판도 제기된 바 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