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파르도 박사 "트럼프 대통령 대북메시지 전달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7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 목적에 대해 북미관계보다는 문재인 정부에서 이번에 발탁된 새 외교안보라인 인사들과의 상견례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민간단체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매튜 하 연구원은 비건 부장관의 방한은 최근 새로 교체된 한국의 대북정책 담당자들과의 상견례 자리의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7개월 만에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8일 오전 강경화 장관을 만나기 위해 외교부로 이동하고 있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한국 측과 한미간 현안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간다. 2020.07.08 yooksa@newspim.com |
하 연구원은 "최근 한국 정부는 새로운 국정원장, 통일부 장관, 안보실장을 임명했고, 많은 미국 연구기관들에서 이러한 외교 인사 교체에 대한 의견들을 내놨다"며 "아마 비건 입장에서는 '이들을 직접 만나보고 얘기를 나눠봐야 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한국 정부가 미국의 뜻을 따른다고 비판하며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려는 성명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관계에 대한 재점검이 더욱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박사도 미국 대선이 예정된 11월 전 북미협상이 재개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며 "비건 부장관의 방한은 한국의 새로운 외교팀과 협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판문점 회동 때와 같이 갑작스런 미북 간 접촉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며 "비건 부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과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아시아 외교정책 자문을 맡은 바 있는 미 외교협회(CRF) 미라 랩 후퍼 선임연구원은 이날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주최한 온라인 대담회에서 최근 몇년 동안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으로 한미동맹이 오히려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후퍼 연구원은 "한미동맹을 강화시키지 못하는 사이 북한은 계속해서 핵 능력을 높였고, 중국 역시 지역 내 위협을 키우고 있다"며 "미중 간 갈등이 격화되고,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김이 커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한미동맹을 더욱 단단히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건 부장관은 8일과 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세영 제1차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과 회동을 갖고 한미 간 주요현안을 논의한 후 9일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비건 부장관이 오는 10일까지 일본에 머무르며 북한 문제 등 지역 정세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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