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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신생아 낙상 사망 은폐' 분당차병원 의사들 2심도 실형 구형

기사입력 : 2020년07월07일 17:43

최종수정 : 2020년07월08일 10:01

낙상사고로 신생아 사망…의료기록 삭제 등 혐의
검찰 "사망에서 장례까지 조직적·계획적 은폐"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지난 2016년 분만 과정에서 낙상 사고로 숨진 신생아의 사망 원인을 은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분당차여성병원(차병원) 의사들에게 검찰이 2심에서도 중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부(최한돈 부장판사)는 7일 오전 10시10분 증거인멸 등 혐의로 기소된 차병원 소속 의사 문모 씨와 이모 씨 등 5명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신생아 사망 사고 당시 증거인멸과 허위진단서작성 혐의를 받고 있는 분당 차병원 의사 문모 씨, 이모 씨가 지난해 4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19.04.18 kilroy023@newspim.com

검찰은 문 씨와 이 씨에게 징역 3년 및 벌금 5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부원장 장모 씨에게는 징역 3년 6월을 구형했다.

또 신생아를 옮기던 중 떨어뜨려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의사 이모 씨에 대해선 항소를 기각해줄 것을 요청했다. 의료법인 성광의료재단은 벌금 1000만원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이 사건은 한 사람의 행위나 의사결정만으로는 절대 발생할 수 없는 중대 범죄이다"며 "신생아의 사망에서 의료기록 삭제, 화장에 이르기까지 계획적으로 은폐가 이뤄진 조직범죄"라고 강조했다.

이어 "철저히 우위에 있는 의사에 대해 산모는 오히려 자신의 탓으로 미숙아가 태어났다며 죄책감을 안고 괴로움 속에 살 것"이라며 "그나마 최고의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았다는데 위안을 삼고 감사를 표한 피해자에게 그 신뢰를 짓밟은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병원의 지시에만 따랐다며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하다"며 "당심에 이르기까지 낙상 사고와 아기의 사망 사이에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안타깝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문 씨와 이 씨의 변호인은 "출산 전 작성된 진료 기록 등에 따르면 산모의 자궁 수축으로 이미 태아의 상태가 좋지 않아 태어나도 사망할 확률이 컸다"며 "낙상 사고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것과 신생아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는 없고 이를 뒷받침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도 "범행에 관여했거나 공모 또는 방치했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고 법률적으로도 자기 형사 사건이기 때문에 해당 혐의는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의료법이나 전자의무기록 지침을 봐도 피고인에겐 영상 판독 결과나 의료 기록의 처리 등에 대한 의무가 없다"고 변호했다.

장 씨 측도 "피고인은 범행과 관련해 피고인들과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며 "주치의와 원무팀이 내린 의사결정을 피고인이 번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무죄를 호소했다.

문 씨는 최후진술에서 "지난 1년간 수감 생활을 통해 뼈아픈 반성을 하며 지냈다"며 "환자에게 돌아가 봉사할 수 있도록 고개 숙여 선처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씨는 "법률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의료 사고에 있어서 30년 이상의 의학적 치료 경험이나 지식을 가진 의사의 판단을 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법원에서 채택한 감정서와 의학적 주장과 완전히 배치되는 (원심) 판결이 나와 어리둥절하다"며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피고인 측은 이날 합의를 통해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참작해줄 것을 당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6년 8월 11일 분당 차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신생아를 받아 옮기다 떨어뜨려 아기가 사망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아기는 두개골이 골절돼 사망했으나 이들은 사고 직후 소아청소년과에서 찍은 아이의 뇌 초음파 사진에서 발견된 두개골 골절 및 출혈 흔적을 삭제했다.

또 아기 부모에게 수술 과정에서 아기를 떨어뜨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사망진단서에 사망 원인을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대량출혈'로 기재하고 사망 종류란에도 '병사'로 허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문 씨와 이 씨에게 각각 징역 2년 및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부원장 장 씨는 징역 2년을, 아기를 떨어뜨린 의사 이 씨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의료법인에게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문 씨 등에 대한 2심 선고기일은 이달 3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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