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고위 당국자들이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여부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 산업 단체 40여곳이 서한을 보내 중국이 합의에 따라 미국산 물품 수입 규모를 늘릴 것을 촉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공회의소가 이끄는 이들 단체는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는 한편, 중국은 "합의 이행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미중 비즈니스협의회' 등이 서한에 서명했으며, 항공우주와 자동차, 반도체, 제약 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들도 이에 동참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에서는 진전을 보였으나, 전체적으로 합의문에 명시된 수입 목표치는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 미중 협상단, 8월 중순 이행 평가 예정
신문은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각각 이끄는 미중 협상단은 다음 달 중순 전화통화를 갖고 합의 이행 여부를 평가할 예정이라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전날 신문은 중국이 무역합의에서 약속한 미국산 에너지 수입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WSJ은 미국 상무부의 5월 수출 통계를 인용, 올해 1~5월 중국의 미국산 에너지 수입액은 20억달러에 그친다며, 이는 합의에 따라 올해 구입해야 할 규모의 18%에 그친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은 무역합의를 통해 올해 약 250억달러 어치의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하기로 했다.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려면 남은 7개월 동안 매달 30억달러 어치가 넘는 에너지를 구매해야 한다. 하지만 한 달 구매액이 1~5월 수입액보다 많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에너지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이같은 규모를 사들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는 중국이 다른 부문에서 무역합의 약속을 상당 부분을 이행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무역합의를 통해 올해 총 330달러 어치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한 중국은 5월까지 농산물 54억달러를 수입했다. 농산물이 주로 가을에 수확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남은 기간 목표치 달성 가능성은 충분하다. 올해 840억달러 어치 수입을 약속한 공산품도 1~5월 195억달러를 사들여 에너지보다 목표 달성 가능성이 훨씬 크다.
미국 워싱턴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시작되기 전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오른쪽부터)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2019.10.10.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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