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 경제활동 재개 지연 예상
미국 5월 고용 깜짝 증가 이후 6월 중순부터 다시 감소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잦아드는 줄 알았던 코로나19(COVID-19) 감염이 다시 크게 늘자 미국의 경제 회복 전망도 흔들리고 있다.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5월 실업률 깜짝 반등 소식에 주장한 '로켓회복'은 커녕 'V자형'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예상된다.
플로리다, 텍사스, 애리조나 등 서부와 남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지고, 덩달아 일부 주(州)의 경제활동 재개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리면서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좌우가 바뀐 '역(逆) 루트(√)형'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 더딜 것이라는 의미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명을 넘어 하루 기준 최고수치를 기록했다.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에서 환자 수가 급증한 결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날 공개한 지난달 9~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만약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 올해 말 미국 리세션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 지금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의 재확산, 셧다운(Shut down) 등으로 향후 경기 반등은 'V'자형이 아닌 루트 기호 좌우가 바뀐 형태(역루트형)의 매우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2주간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주정부들이 경제활동 재개를 중단하는 조치를 내놓으면서 V자 반등에는 제동이 걸렸다. 뉴욕시가 오는 6일로 예정한 식당 매장 내 식사를 연기했고 캘리포니아주는 술집과 식당 영업을 다시 제한했다.
미국의 금융서비스 회사 제프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네타 마르코우스카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일자리 등 경제활동이 6월 17일 전후로 다시 느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2일 미 노동부가 내놓는 6월 고용보고서에서는 한 달 간 300만개의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여전히 2000만명 이상의 실직자가 발생했다는 점이 경제회복의 발걸음을 무겁게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분석 배경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경영이 다시 침체 기로로 들어섰다는 점이 있다.
고용 플랫폼 집(Zip)리쿠르터에 따르면 신규 채용공고가 지난 5월 크게 증가하다 6월 들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서비스 기업 업무 시스템 운용 회사인 홈베이스 집계에서는 중소기업의 고용과 개업이 5월 40%가까이 개선됐다 6%대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의 기반인 소비부문의 회복동력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금융회사인 커머스시그널이 4000만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개선세를 보였던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지출이 5월 말을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더딘 회복은 경제학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회복 패턴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했던 '로켓 회복'에서도 벗어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이 느려지더라도 향후 몇 개월간은 경제가 암울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지난 2분기가 최악이었다고 본다"면서도 "3분기는 성장세로 전환을 이루는 큰 분기가 될 것이지만, 과연 얼마나 클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적극적인 회복 전망을 제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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