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장관 취임 후 기소 여부 놓고 의견 대립·파열음
'윤 총장 패싱', '선거개입 기소' 논란 대표적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검언유착 의혹' 수사 배당을 놓고 벌어진 추미애(62)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 간 檢-法(검찰-법무부)갈등이 전문수사자문단(자문단) 소집을 놓고 검찰 내 檢-檢(검찰-검찰)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檢-檢 갈등의 주인공은 '사법연수원 동기'인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58·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다.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2020.07.01 y2kid@newspim.com (사진 왼쪽부터) 윤석열 검찰총장,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
이 지검장은 지난달 30일 검언유착 의혹 수사 관련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중단하고 특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을 보장해달라"며 윤 총장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이에 윤 총장은 곧바로 대검찰청 대변인실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수사의 기본마저 저버리는 주장"이라며 발끈했다.
검찰 조직에서 전례 없는 갈등을 빚고 있는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은 사법연수원 23기 동기 사이다. 이 지검장은 지난해 7월 윤 총장 취임 후 첫 검찰 고위급 인사에서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보임됐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거 대검 중수부장)과 함께 이른바 '검찰 빅3'로 불린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윤 총장의 또 다른 동기인 배성범(58·23) 검사장과 함께 윤 총장 체제의 핵심축을 형성했다.
하지만 올해 초 추 장관 취임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된 이 지검장은 이른바 '총장 패싱', '선거개입 기소 논란' 등 주요 이슈 때마다 윤 총장과 갈등을 빚었다.
첫 갈등은 최강욱(52) 당시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현 열린민주당 대표) 기소를 둘러싸고였다. 이른바 '윤 총장 패싱' 논란이다. 이 지검장은 최 비서관 기소 관련 내용을 윤 총장을 배제하고 추 장관에게 직보하고, 최 비서관을 기소하라는 윤 총장의 지시에 세 차례 불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 총장 측근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 지검장은 끝까지 기소 보고서 결재를 하지 않았고 결국 최 비서관은 윤 총장의 지시로 송경호 당시 3차장 검사가 전결로 기소하면서 마무리됐다.
당시 이 지검장은 "검찰총장은 당시 보고 내용에 관한 대부분의 사실관계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검찰보고사무규칙 제2조에 따라 우선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때부터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은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지검장은 이후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관련 기소를 둘러싸고도 윤 총장과 의견 대립을 보였다. 당시 윤 총장 주재 회의에서 윤 총장은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기소 의견을 표명한 선거개입 사건 수사팀 의견에 찬성했지만 이 지검장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수사팀이 백원우(54) 전 비서관 등에 대한 기소 의견을 보고했으나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이 지검장은 당시 기소 반대의견에 대해 "절차적 정의를 보장하자는 차원이었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윤 총장은 직접 주재한 간부 회의를 통해 최종 기소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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