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저대역 주파수 도입 美·日보다 늦어
"28㎓ 조기 도입해 5G 리더십 이어가야"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우리나라에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한 '진짜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오려면 현재 이동통신회사들이 사용하지 않는 저대역 주파수를 5G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세계 통신장비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에릭슨으로부터다.
호칸 셀벨 에릭슨엘지 CEO는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한국이 앞으로도 5G 시장을 계속 선도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도 "우리나라가 5G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28기가헤르츠(㎓) 대역을 빨리 상용화해야 한다"며 고대역 주파수 도입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도 했다.
30일 에릭슨엘지는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언박스드 코리아(Unboxed Korea) 2020'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권경인 에릭슨엘지 CTO(전무)가 30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언박스드 코리아(Unboxed Korea) 2020'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2020.06.30 nanana@newspim.com |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권경인 에릭슨엘지 CTO(전무)는 "전세계 트렌드나 커버리지, 수용력을 감안했을 때 저대역 주파수에 5G를 꼭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 상용화된 5G는 LTE와 장비를 공유하는 비단독모드(NSA) 방식이며 중대역인 3.5㎓만 이용하고 있다.
권 전무의 설명에 따르면 3.5㎓는 다운링크에 80%, 업링크에 20% 수준으로 다운링크에 치우쳐 자원을 할당하고 있다. 만약 저대역 주파수를 활용하면 업링크 커버리지 문제를 해결하고 다운링크의 수용력도 늘릴 수 있다는 것이 권 전무의 주장이다.
현재 미국의 주요 이통사인 AT&T와 T모바일, US셀룰러가 저대역 주파수를 5G에 활용해 이 같은 효과를 얻고 있다. 버라이즌도 850메가헤르츠(㎒) 대역을 5G로 활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저대역 주파수 활용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이다.
반면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5G플러스 스펙트럼 플랜을 통해 1㎓ 대역 이하 주파수를 5G 주파수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정부와 이통사들은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 중대역 주파수인 3.5㎓ 대역이 5G 주력 주파수 대역이고, 고대역 주파수인 28㎓ 대역 투자도 예정돼 있어 저대역 주파수는 우선순위 밖으로 밀려난 것.
권 전무는 저대역 주파수 활용방식으로 다이내믹 스펙트럼 셰어링 기술인 에릭슨엘지의 '에릭슨 스펙트럼 셰어링'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다이내믹 스펙트럼 셰어링에 대해 "LTE 가입자의 통신품질을 유지하면서 5G로 한 단계씩 옮겨가는 끊김없는 방식"이라고 설명하며 "저대역 주파수를 컨트롤 시그널을 에러없이 전달하는 데 쓰면, 유저 시그널을 전달하는 데는 3.5㎓, 즉 중대역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경우 네트워크 수용도가 약 20% 향상된다는 설명이다.
권 전무는 "지난 2015년 이후 공급한 모든 에릭슨엘지의 장비에서 스펙트럼 셰어링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이쪽에서는 에릭슨엘지가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8㎓ 상용화 시기에 대해서도 현재 계획보다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소규모로 상용화를 하더라도 조기 도입으로 사용성을 증대시켜 나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나라는 당초 올 초로 예정돼있던 28㎓ 상용화 시기가 투자 지연으로 계속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연내 상용화도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전무는 "과거 LTE 이용자 증가속도보다 앞으로 5G 이용자 증가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며 "5G의 모든 잠재력을 다 갖다 쓰더라도 수용력이 부족한 때가 곧 올 텐데 그때 밀리미터웨이브(mmWave·28㎓)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지금 일부 지역에서라도 먼저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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